미술계 ‘움츠린 어깨 쫙’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3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아트페어 ‘아트대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월26일의 서울옥션 ‘더 퍼스트 컬렉션’ 경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아르코 기간중, 국내 작가를 비롯해 주빈국인 인도작가 작품을 출품한 아라리오갤러리의 전시장.

작년 하반기이후 세계적 불경기에다 국내 미술시장의 침체로 위축됐던 국내 미술시장이 새봄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지난 연말 국내외에서 50%대의 저조한 낙찰률을 기록했던 국내 미술품의 경매도 낙찰률 80%로 상향됐다. 연말연시 소장품전, 소품전 위주로 극심한 동한기였던 화랑가에선 공동의 대형아트페어가 잇따르며, 해외 아트페어를 공략하는 등 미술시장 개척 의욕도 열띠다.

“미술시장도 극심한 불황입니다. 그러나 불경기때 개장시간을 연장하는 등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적극 제공하는 해외미술관의 사례처럼 미술품경매회사뿐 아니라 국내 미술가도 다양한 기획을 통해 미술의 저변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야지요.”

2월26일 올해 첫 경매를 실시한 서울옥션 이학준 대표는 “이제 막 미술과 미술품 컬렉션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 대상의 ‘더 퍼스트 컬렉션’전이 기대이상의 호평을 얻었다”며 “올 한해 초보자들이 부담없이 다가설 수 있는 기획으로 지방행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저변 확대를 위한 소품 고미술 중심의 경매 활기

한국미술시장 보고서를 발표한 서진수(미술시장연구소장) 강남대 교수는 “경매에선 중저가작품과 고미술품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올들어 지난달 서울옥션에서도 300만원대 이하의 기획전이 경매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으며 낙찰률도 높았다.

한편 K옥션은 불황기 미술시장의 저변확대를 위한 기획으로 제1회 신진작가 기획전을 17∼25일 자사 지하전시장에서 마련한다. 기존 경매에 나오지 않았던 새로운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로 김지희 박기일 정진서 황정미 씨등 4명의 작품 20여점을 발표한다. 미술시장의 불황기에 오히려 고미술품의 재평가가 이뤄지는 추세. 재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희소성과 더불어 이미 작품성의 평가가 이뤄진 작품이라 고미술품은 현대미술품과 다르게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고미술품 전문 경매회사 아이옥션은 올 첫 경매를 12일 경운동 SK허브 내 아이옥션 경매장에서 연다.

# 대구에 이어 부산서 막 올리는 아트페어

미술품을 전시 판매하는, 올해 첫 아트페어 ‘아트대구’는 2월27일부터 3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렸다. 국내외 42개 화랑이 참여한 아트대구에는 1만5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려 15억여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관람객 1만7000여명과 매출액 23억원에 비해 감소한 수치지만, 관계자들은 작년 하반기이후 세계적 불경기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기대이상의 선전이라는 평가다.

이달들어 19일부터 23일까지 부산 해운대 벡스코3전시장에서 열리는 화랑미술제는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규모의 본격 아트페어다. 1979년 처음 시작된 화랑미술제는 줄곧 서울서 열리다가 지난해부터 부산으로 개최지가 바뀌었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아트페어가 화랑미술제와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로 이원화하면서 서울의 KIAF와 부산의 화랑미술제로 지역을 차별화시킨 것.

2009년 화랑미술제에는 한국화랑협회 소속 144개 화랑중 80개 화랑이 참가, 500여 작가의 작품 3000여 점을 전시한다.

“경기침체의 여파는 서울보다 지역에서 더 심각하다”고 지적하는 정종효 화랑협회 국장은 “미술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올 관람객들은 지난해 2만2000여명보다 많은 2만5000여명 선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해외아트페어를 통한 해외시장 개척

이달들어 해외아트페어에 참여하는 화랑들의 출국 행렬도 잇따르고 있다. 환율 상승 등 극심한 불황의 여파로 예년과 달리 해외아트페어 참가를 포기하는 화랑들이 생겨나고 있는 한편, 몇몇 화랑들은 오히려 해외에서 새로운 미술시장의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

2월11~16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아르코(ARCO)에는 가나아트, 아라리오, 원앤제이갤러리 등이 참여, 세계적 불경기임에도 작품 판매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가나아트는 총매출액이 예년과 비슷했으며, 아라리오갤러리는 올해 아르코주빈국이었던 인도 작가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뉴욕서 지난 5일 막 올려 8일까지 열리는 아모리쇼에는 아라리오와 PKM갤러리가 참여 중이고, 같은 기간중 독일 칼슈루헤에서 열리는 아트페어에는 올해 처음으로 박영덕화랑, 아카, 코리아아트센터가 참가했다. 갤러리선컨템포러리는 뉴욕서 4~8일부터 열리는 스코프뉴욕 아트페어에 이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17~21일 열리는 두바이아트페어에 잇따라 출품한다. 표갤러리와 학고재도 ‘아트두바이’에 참여한다.

이들 화랑은 “작품 판매이상으로 현지 화랑 및 컬렉터들과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며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작가 발굴 차원에서 해외아트페어에 계속 참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