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골 불구하고’ 허정무호, 이라크에 2-1 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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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가 이라크를 상대로 치른 모의고사에서 자책골에도 불구하고 2-1 승리를 거뒀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8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이라크 평가전에서 후반 8분 황재원의 자책골로 선제골을 내줬으나 이후 김치우, 이근호가 연속골에 성공하며 2-1로 이겼다.

허정무 감독은 이라크전서 무적선수 이근호, 13개월 만에 복귀한 황재원(포항), 새내기 이상호, 박현범, 배기종(이상 수원) 등을 고루 기용하며 다음달 1일 북한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을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

허정무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기준으로 이근호, 박주영(모나코)을 투톱으로 세우고 ‘캡틴’ 박지성(맨유)과 이청용(서울)을 좌우 날개로 선발 출장시켰다. 경고 누적으로 김정우(성남)가 빠진 중앙 미드필더에는 프리미어리그 새내기 조원희(위건), 기성용이 나섰고, 조용형(제주)이 부상으로 제외된 중앙 수비수 한 자리에는 황재원을 기용, 강민수와 호흡을 맞추게 했다. 좌우 풀백은 이영표(도르트문트) 오범석(사마라)이 맡았다.

경기는 시작부터 한국이 지배했다. 공격 선봉에 선 것은 유럽서 해외 진출을 꾀하다 빈손으로 돌아온 이근호였다. 지난달 11일 이란과의 최종예선 4차전 출전 이후 45일만에 실전 경기에 출전한 이근호는 경기 초반부터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였고 전반 3분 첫 슈팅을 시작으로 전반에만 5개의 슈팅을 날리는 등 활발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마무리가 안됐다. 이근호는 전반 3개의 유효슈팅을 날렸지만 골망을 출렁이지 못했다.

한국은 이근호를 비롯한 박주영 등의 쉴새없는 슈팅으로 전반에만 12개의 슈팅(유효슈팅 6개)을 날렸으나 번번이 문전 앞에서 마무리가 안되 전반을 득점없이 마쳤다.

전반 내내 골문을 향하는 슈팅을 단 한 개도 날리지 못한 이라크를 상대로 후반에도 적극적인 공세를 이어간 한국은 후반 7분,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황재원이 이라크의 프리킥을 골대 왼쪽에서 머리로 걷어낸다는 것이 방향을 잘못 맞히며 자책골을 신고한 것.

여자친구와의 사생활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대표팀서 자진하차, 13개월 간의 기다림 끝에 허정무호에 재승선한 황재원의 자책골에 허정무 감독의 얼굴은 잿빛이 됐다.

위기의 한국을 살린 것은 후반 박지성과 교체되어 들어온 김치우(서울)였다. 후반 9분, 기성용이 오른쪽에서 띄워준 공을 김치우가 침착하게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출렁인 것. 20경기만에 작성한 생애 첫 A매치 골이었다.

1-1 균형을 맞춘 한국은 후반 23분 기성용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역전 기회를 잡았다. 키커는 이날 수 차례의 슈팅에도 불구하고 침묵한 이근호였다. 그러나 키커 이근호가 골키퍼를 완전히 속인 채 날린 오른발슛은 마침내 골대 오른쪽에 꽂혔고 이근호는 벤치로 달려가 허정무 감독을 끌어안으며 자신을 믿고 불러준 데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이라크 평가전을 통해 담금질을 마친 한국은 이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2-0으로 완파하고 월드컵 최종예선 B조 1위에 오른 북한(승점 10점)과 오는 1일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른다.<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