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탈출 패션 ‘펀(fun)’하게 입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맥가이버 패션. G마켓 제공

불황에도 여전히 인기있는 아이템은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우울함에서 벗어나 웃음과 재미를 선사하는 제품들이다. 패션업체들은 가볍고 장난기 넘치는 동물 일러스트나 패턴을 넣은 아이템 등을 내세워 성인 남녀의 동심(童心)까지 자극하고 있다.

의외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펀(fun)’한 요소들이 패션 속에 감춰져 있다. 보이지 않는 기능이 꼭꼭 숨어있는 맥가이버 패션 의류와 액세서리도 불황기에 각광을 받는다. 칼 하나로 눈 앞에 닥친 난관들을 돌파하는 추억의 미국 드라마 ‘맥가이버’에서 따온 이같은 패션은 한 아이템 안에 다양한 기능을 담은 멀티 패션이다.

◆ 맥가이버 패션 = 야외에 나갔을 때 실용성이 돋보이는 만능 맥가이버 의류는 패션과 하이테크가 결합된 ‘패셔놀로지(Fashion+Technology)’ 아이템이다. 특히 캐주얼에 지나치게 많은 물건을 넣어 옷이 망가진 경험이 있는 남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인터넷 쇼핑몰 G마켓에서는 다양한 수납공간을 갖춘 맥가이버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벨트카라 바람막이 재킷’은 가슴과 허리, 팔 바깥쪽 주머니에 각각 세로형 지퍼가 달려있고, ‘빈티지 워싱 카고 바지’에는 포켓이 10개 이상 달려있다. 주머니마다 포켓 플래시나 빅토리녹스 다용도 칼, 나침반, 열쇠고리, 안경닦이 천 등을 넣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 꺼내쓸 수 있다.

여기에 MP3 기능이 탑재된 스포츠 선글라스 ‘뉴 아이-프리’와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속도, 거리, 코스를 안내하는 스포츠 시계 GH-625M까지 차면 맥가이버 패션이 완성된다. 스포츠 선글라스에 내장된 라디오나 MP3를 들으면서 낚시, 등산, 자전거타기 등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다. GH-625M은 자체 프로그램을 통한 운동코치 기능이 있다.

운동을 한 뒤 운동코스와 소비 칼로리를 확인할 수 있고, 심장 센서를 통해 운동할 때의 심장박동수도 모니터할 수 있다. 빅토리녹스의 ‘GPS장착 점퍼’는 험한 산악활동에 나섰다가 조난을 당할 때 위치추적이 되는 ‘구조 시스템 키트’가 달려있다. 옷을 입은 사람의 왼쪽 목 바로 앞에 발광다이오드(LED) 라이트가 부착된 기능성 재킷이다.

◆ 유머와 위트를 패션에 담는다 = 스포츠 멀티숍 스프리스에서는 웃음을 소재로 한 티셔츠를 선보였다. 1980년대 디스코장을 연상케 하는 네온 핑크를 활용해 별과 스마일 캐릭터를 새겨넣었다.

기분을 화사하게 해주는 알록달록 색상의 진 팬츠(일명 소녀시대 룩), 신발 옆쪽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라피티(낙서)를 모티브로 장난스럽게 핑크, 옐로, 그린 등 봄에 맞는 컬러를 섞은 하이톱 스니커즈 등이 나와있다.

이노디자인의 ‘이노 보(INNO Bo)’는 가운데 부분에 바비 인형이 그려진 MP3플레이어다. 고리나 줄을 걸 수 있는 홀이 있어 열쇠고리, 펜던트, 브로치나 반지로 사용할 수 있는 멀티아이템이다.

여성복의 경우에도 몸에 꼭 맞는 상의보다는 마치 남자친구 옷을 빌려 입은 듯한 넉넉한 사이즈의 상의에 짧은 하의를 매치하는, 과장되면서도 재미를 추구한 ‘괴짜 패션’이 각광을 받고 있다. 푸마 ‘어반 모빌리티 X-레이 벨트’는 금속이 전혀 사용되지 않은 허리 벨트다. 공항의 금속탐지기도 통과할 수 있다. 나무 버클을 장착하고, 스티치(바늘땀)로 가죽 끈을 버클과 연결해 X-레이 거치대 앞에서 벨트를 풀었다 채울 필요가 없다.

◆ 개성을 살리는 패션 아이템도 봇물 = 아웃도어업체 아이더가 최근 내놓은 쌍스틱은 왼쪽과 오른쪽 그립의 모양이 다르다. 스틱을 쥐는 왼손과 오른손의 모양이 서로 다른 점에 착안해 좌우 스틱 손잡이를 다르게 디자인했다. 몸의 체중 분산 효과를 높인 제품으로 인체공학이 적용됐다.

푸마 블랙스테이션의 신발 ‘XC Favo’는 신발 뒷굽을 서랍처럼 밀어서 끼우거나 뺄 수 있는 제품이다. 달릴 때나 걸을 때 등 상황에 맞게 딱딱한 쿠션볼과 푹신한 쿠션볼 등을 교체할 수 있다. 푸마의 또다른 신발 제품 ‘디스크 블레이저’는 운동화 끈이 필요없다. 신발 윗부분을 덮는 고무 소재와 연결된 원형 디스크를 돌리면 발의 크기에 맞출 수 있다.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