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09경제전망 수정>3분기 바닥친뒤 ‘완만한 U字型’ 예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3가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김재천(오른쪽) 한은 조사국장이 ‘2009년 경제전망(수정)’을 발표하고 있다. 김연수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경제가 2분기(4~6월)와 3분기(7~9월)중 바닥을 다진 뒤 완만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향후 경기회복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의 이같은 전망은 회복 속도가 매우 느려 체감하기는 어렵겠지만 완만한 ‘U자형’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한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에는 3.5% 성장이 가능해 경기회복의 분위기가 좀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고 국제유가도 내년에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은 여전히 유효하다. 주식시장이 좋아지는 등 경기회복 기미가 감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낙관론을 설파하기에는 여전히 불안하다는 얘기다.

◆‘완만한 U자형’ 회복될 듯 = 한은은 올 상반기(1~6월) 성장률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4.2%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제 침체 등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하반기(7~12월)에 들어서면 -0.6%로 성장률 감속폭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1~3월) -4.2%에서 2분기에는 -4.1%로 점차 둔화폭도 축소되고 내년에는 3.5%로 성장률이 회복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2분기나 3분기 바닥을 찍은 후 완만하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내년에는 그래프가 좀 더 위를 향하는 ‘완만한 U자형’을 그릴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회복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경제주체들이 이를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회복) 반등 속도가 빠르면 V자형을 보일 수 있겠지만 회복 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L자형인지, U자형인지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회복 속도가 느린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부정적 신호만 나오지 않으면 2·3분기에는 바닥을 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경제 회복이 관건 = 하반기와 내년 완만한 경기회복이 점쳐지고 있지만 낙관은 이르다. 핵심관건은 역시 세계 경기가 언제쯤 회복될 수 있느냐다. 수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미국경제가 자리잡고 있다.

미국경기 회복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고용과 생산이 완전 회복되려면 최소 3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랙슈먼 애추턴 경제주기연구소(ECRI) 대표이사는 4개월 뒤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경제전문매체인 CNN머니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4분기(10~12월)에는 경기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보도했다.

한은도 각국의 경기부양대책으로 세계경기 침체는 다소 완화되겠지만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뚜렷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경색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등도 경기회복의 악재들이다. 한은이 예상한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2.7%로 지난해(1.1%)보다 어려워지겠지만 내년에는 2.0%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국내외의 다른 충격이 더 이상 없다면 올 연말부터는 경기가 회복되는 완만한 U자형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의 부동산 경기와 경제회복이 필요하고 내부적으로도 과도한 기대 심리로 시중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몰려 자산 거품(버블)이 형성되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환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