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노무현 게이트’> 이번엔 ‘봉하마을 사업’ 조준

박연차리스트를 수사해온 대검 중앙수사부가 마침내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도 직접 소환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련성을 조사키로 했다. 대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 신축과 관련한 자금 수수 의혹 등 강 회장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수사 본격화를 예고하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저와 비서진 주거용 연립주택 공사에 강 회장의 자금이 흘러들어간 사실을 포착하고, 사실 규명에 주력할 방침이다.

대검 중수부는 회사 자금 횡령 혐의로 대전지검에서 수사중인 강 회장을 16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 2007년 정상문 전 청와대총무비서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의 3자회동 의혹 규명과 함께 ㈜봉화에 자금을 지원한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강 회장의 탈세 및 횡령 혐의에 대한 대전지검 수사 과정에서 횡령한 자금이 봉하마을 공사대금으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파악됐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본인이 운영하는 충북 충주시 시그너스 골프장에서 횡령한 자금중 50억원을 ㈜봉화에 투자했고, 이 중 일부가 노 전 대통령 사저와 연립주택의 공사를 맡은 건축회사 ㈜삼정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립주택은 당초 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에게 주거용으로 분양하려 했지만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자 ㈜봉화는 삼정에 37억원을 주고 땅과 건물을 통째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노 전 대통령측이 공사비용을 개인 재산과 금융기관 대출금으로 조달했다고 밝혀온 것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삼정과 특수관계에 있던 삼정기업에 대한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삼정기업이 포스코건설에서 시공권을 갖고 있던 부산 수영구 망미2구역 재개발사업의 공사 지분 중 20%를 넘겨받은 것이 ㈜삼정이 봉하마을 사저 공사를 좋은 조건에 해준 데 대한 대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지역업체 선정 과정에서 공개입찰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포스코건설은 그 같은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삼정기업을 임의로 선정했고 재개발조합이 이를 형식적으로 승인했다는 것. 이에 대해 ㈜삼정측은 “민간 재개발사업이고, 공사지분을 넘겨받은 것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인데 특혜를 받았다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권로미기자 ro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