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초이 불방망이 점화, 홈런 레이스 불붙었다

어느해보다 ‘타고투저’가 두드러진 2009 CJ마구마구 프로야구의 홈런 수위 경쟁이 ‘국내타자’ 대 ‘외국인타자’의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아직 초반이지만, 지난해 ‘홈런 10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타자들이 선두로 치고나오고 있어 올해 홈런경쟁의 혼전을 예상케 한다.

국내 선수 중엔 단연 ‘빅초이’ 최희섭(30·KIA)이 국내 복귀 3년 만에 거포의 자존심을 회복하며 홈런레이스를 달구고 있다. 복귀 첫 해인 2007년 7개, 지난해 6개의 홈런에 그치며 ‘덩치값’에 못미친다는 눈총을 받은 최희섭은 올시즌 14게임을 소화한 19일 현재 벌써 홈런 5개를 폭발시키며 홈런왕 레이스에 공동선두로 나섰다.

최희섭은 19일 잠실구장 LG전서 시즌 4호와 5호 홈런을 터트리며 ‘거포 회복’의 조짐을 보여줬다. 한 경기 2홈런은 2007년 9월28일 광주 현대 전 이후 2번째. 올시즌 지난 11일 삼성전서 시즌 3호를 때린 후 7게임 8일 만에 홈런포다. 몸쪽 변화구와 가운데에서 낮게 떨어지는 공에 약한 모습을 보여온 최희섭은 이날 LG 우완 선발 이범준의 몸쪽 체인지업(130㎞)을 비거리 135m의 대형 홈런으로 만드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최희섭은 국내무대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 4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최희섭은 지난 동계훈련에서 체중을 20㎏ 감량해 둔하다 싶던 몸매를 다듬었고 타격폼도 오른 다리를 드는 ‘외다리 타법’으로 바꾼 뒤 확실히 스윙이 민첩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 최준석(26)도 2007년 홈런 16개로 데뷔 5년 만에 처음으로 ‘홈런 10걸’에 이름을 걸친 후 지난해 6개로 부진했으나 올 시즌 19일 현재 5개로 홈런더비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최준석은 타율에서도 0.464로 6위에 랭크돼 올 시즌 맹활약이 기대된다. 국내 무대 첫해였던 지난해 홈런 7개에 그쳤던 LG 페타지니(38)와 올해 선보인 한화 디아즈(28)도 각각 홈런 5개로 홈런더비 공동 1위에 우뚝 섰다.

19일 현재 총 홈런 개수는 127개. 지난 17일 17개로 올 시즌 최다홈런이 나온 뒤 18일 11개, 19일 9개 등 각 팀의 홈런포가 승부를 가르는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