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청소년들 모여 ‘행복정책’ 찾아요”

네팔의 비자야 체트리(22)씨는 네팔의 일반적인 젊은 여성이 가는 길을 거부했다. 딸이 태어나면 낙담하며 혼처부터 찾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는 안나푸르나의 관문인 포카라 지역에서 고모 3명과 함께 여성 등산 가이드를 훈련하고 일자리를 주선하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10학년(한국의 고1) 때부터 트레킹 가이드 훈련을 받은 그는 “등산 가이드로 학비와 용돈을 버는 동시에 리더십과 상황 대처 능력,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며 “청소년기에 가능한 모든 기회를 접하고 가장 원하는 길을 선택하면 그게 무엇이든 잘 해낼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한다.

체트리씨와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한 세계의 젊은이들이 한자리에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고 미래세대가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정책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시립 청소년직업체험 기관인 하자센터와 서울시대안교육센터가 주관하고 서울시가 주최하는 ‘2009 서울청소년창의서밋’이 서울 남산예술센터 등에서 6월1일부터 5일 일정으로 개막한다.

‘창의성, 위기의 삶을 만나다’를 주제로 전개되는 이번 창의서밋에서 체트리와 같은 세션에서 소개되는 한국의 이보라(19)양의 경우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둔 후 8개월 동안 동남아 배낭여행을 떠났다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다큐멘터리 제작자라는 것을 깨닫고 귀국 후 독학을 시작했다. 길에서 삶의 방향을 찾은 자신을 ‘로드스쿨러(road-schooler)’로 명명한 이양은 동명의 43분짜리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지난해 대한민국청소년미디어대전에서 관객상을 받았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다.

이들 젊은이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데이비드 이스탄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연구혁신센터(CERI) 책임연구원, 유하 페카 사리넨 핀란드 옴니아 직업학교 교장, 애다 홍 홍콩창의성학교 교장 등 전문가들도 참석한다. 창의서밋에는 ‘창의 도시를 만들어가는 청소년과 학교’ 심포지엄 외에도 9개의 창의성 워크숍, 서울청소년창안국제대회, 청소년창의리더원탁회의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펼쳐진다. 이중 해외 주요 게스트들이 한국 청년들의 삶을 이해하는 신림동 고시촌 탐방 워크숍이 눈에 띈다. 이들은 1박2일 워크숍 기간 동안 서울 신림동의 전형적인 고시원에서 잠을 자고 노량진 학원 일대를 둘러본다. 이들은 고시촌 탐방 후 한국 청소년 현실에 대한 소감과 제안을 동영상으로 남길 예정이다. 이밖에 서울시의 교육 복지 사업 ‘나우스타트 2009’에서 예술 교육을 받았던 청소년들의 결산 공연도 펼쳐진다.

전영선기자 azulid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