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북 경주시 황오동고분군 쪽샘지구 C10호묘 주곽(主槨·무덤의 주인공이 묻힌 덧널)에서 출토된 말갑옷의 목·가슴부분(100×90㎝·위 사진)과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현에 있는 고구려 벽화고분 삼실총에 그려진 고구려 중장기병 전투도(아래).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문화일보 자료사진
1600년 전 신라의 중장기병(重裝騎兵·중무장을 하고 말을 타고 싸우는 무사) 부대를 이끈 장수의 무덤이 발굴됐다.
특히 이 무덤에서 그동안 고구려 고분벽화를 통해서만 짐작할 수 있었던 삼국시대 중장기병 또는 개마무사(鎧馬武士·철갑옷으로 무장한 말을 탄 무사)의 무장상태를 보여주는 완벽한 실물자료 일체가 처음으로 출토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2일 오전 경북 경주시 황오동고분군(사적 제41호) 내 쪽샘지구의 주부곽식목곽묘(主副槨式木槨墓·하나의 봉분 속에 2개의 덧널이 있는 무덤구조)인 C10호묘에서 기자브리핑을 열고 주곽(主槨·무덤 주인공이 묻힌 널방)에서 출토된 마갑(馬甲·말갑옷)과 찰갑(札甲·무사가 착용한 비늘식 갑옷) 일체를 공개했다. 부장품을 넣는 부곽(副槨)에선 마주(馬胄·말 얼굴가리개)와 마구(馬具) 부속품인 안교(鞍橋·안장틀), 등자(발을 걸어 말에 타는 도구), 재갈, 행엽(杏葉·말띠 드리개) 등과 함께 각종 토기류가 출토됐다.
이번에 발굴된 고분은 적석목곽분보다 앞서는 5세기 전반 주부곽식목곽묘. 주곽 목곽(380×160㎝)의 서쪽에서 동쪽방향으로 총길이 230㎝가 넘는 말갑옷이 목·가슴부분(100×90㎝), 몸통부분(130×100㎝), 엉덩이부분의 순으로 정연하게 깔려 있다. 또 몸통부분 말갑옷 위에 무덤의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장수의 갑옷인 찰갑으로 된 흉갑(胸甲·가슴가리개)과 배갑(背甲·등가리개)을 펼쳐 깔았는데, 둘을 옆구리에서 여미게 만들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말 얼굴가리개와 말갑옷, 무사의 투구와 찰갑 등이 완전한 세트로 출토된 것은 처음”이라며 “4~5세기 신라 발전의 토대를 이룬 중장기병대의 장수 또는 중장기병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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