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여외교 새 이정표로 기대되는 PKO 상비부대

국방부의 26일 국방개혁 기본계획(수정) 중에서 우리가 ‘해외파병 상비부대 창설’을 주목하는 것은 그것이 곧 국군의 미래 위상을 가늠하게 하는 새 이정표로서 헌법 제5조의 외연 확장이기 때문이다. 제5조는 1항에서 국제평화의 유지를 위한 대한민국의 노력을 강조하고 2항으로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국군의 사명으로 명시하고 있다. 해외파병 상비부대 창설은 국제평화 대의를 위한 한국의 의지, 또 국가안보를 세계 평화의 수준으로 고양하는 한국의 국위를 함축한다는 것이 우리 시각이다.

국방개혁 기본계획의 호흡 조절부터 그렇다. 원 계획이 수립된 것은 2005년, 노무현 전 정권의 임기 중반이었다. 유엔의 평화유지활동(PKO)을 지원하기 위한 상비부대 창설은 2004년 말부터 검토되다가 일부 세력의 반대에 밀려 ‘미완의 과제’로 탈색된 채 결과적으로 정권 교체를 기다리다시피 해왔다. 이후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세계와의 동반 발전, 국제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외교’를 강조했으며, 지난해 1월 국방부가 대통령직인수위에 우선 보고한 현안의 일환도 ‘PKO상비군’이었다.

부침과 공백기를 거쳐온 ‘PKO 상비부대 창설’ 구상이 이렇듯 다시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의 예보다 그 폭을 넓혀 특전사 1000명을 포함, 3000여명 규모로 확대 확정하긴 했지만 우리는 기여외교 실현을 위한 입법적, 정책적 뒷받침이 지나치게 시일을 끌어온 전례 또한 더없이 안타깝다. 이 대통령이 기여외교를 국책으로 적시한 2·25 취임사로부터 1년4개월, 또 한국의 브랜드 가치 제고 수단으로서 공적개발원조(ODA)와 함께 PKO를 강조한 8·15 경축사로부터도 10개월 흘렀다. 당정이 해외파병 상비부대의 입법 근거가 될 ‘PKO 참여법’ 제정을 추진한 것도 올들어 2월 하순 이래의 일이다.

PKO 국군은 ‘해외의 대한민국’이다. 우리는 김성환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4월7일 PKO 참여 확대를 새삼 강조하며 “해외파병 준비과정에서부터 국회 승인 및 실행에 이르기까지 대개 6개월 이상 소요된다”고 한 사실을 되돌아본다. 자칫하면 PKO 활동의 실기(失機)를 우려해야 할 만큼 경직된 국내 법절차를 유연화시키기 위한 정부·국회의 유기적인 노력이 절실하고 또 시급하기 때문이다. 정의가 그렇듯, 국격(國格) 제고 기회도 지체되면 될수록 그만큼씩 빛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