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CMA 공격 마케팅에 맞불

은행과 증권사간 ‘월급통장 쟁탈전’이 또다시 불을 뿜고 있다.

증권사들의 신용카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공격에 은행들이 ‘고금리+수수료 면제+신용대출’로 무장한 월급통장을 선보이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일 기존의 주력 월급통장이었던 ‘하나 빅팟 통장’을 업그레이드한 ‘하나 빅팟 슈퍼 월급통장’을 출시했다. 18~35세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데, 잔액별로 금리를 차등 적용한다. 50만~200만원까지는 연 3.0%를, 나머지에 대해서는 연 0.1%를 준다. 일반 직장인들의 월급통장 잔액이 평균 150만원 안팎이라는 데 착안해 상품을 개발했다는 게 하나은행의 설명이다.

급여이체만 해도 월 10회까지 전자금융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신용카드나 적금 등 2개 이상 상품에 추가로 가입하면 수수료가 무제한 면제된다. 구한모 하나은행 상품개발부 대리는 “CMA에 대응하기 위해 2% 중반대인 CMA 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적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최근 ‘우리 AMA플러스 급여통장’을 내놨다. 저축예금과 고금리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연결, 저축예금 잔액이 일정액을 초과하면 MMDA로 넘어가 연 2.2~2.5%의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이다.

카드 결제계좌 설정 등 거래 조건에 따라 인터넷 뱅킹 등 수수료를 모두 면제하고, 특히 우리은행이 선정한 기업의 임직원인 경우 한달만 급여를 이체한 신입직원도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도 월급통장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이 은행은 지난 6월15일부터 주력 월급통장인 ‘아이플랜 통장’의 서비스를 한층 강화했다. 우선 이 통장은 통장 잔액이 일정액을 넘어갈 경우 연 2.7%의 금리를 적용해 준다. 급여이체 고객은 텔레뱅킹이나 인터넷뱅킹, 자동화기기 타행이체 수수료 등을 모두 면제해 준다. 또 신용대출인 ‘아이플랜 급여이체론’을 최고 1000만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도 기존 월급통장인 ‘탑스 직장인플랜 저축예금’의 서비스 개편을 추진중이다. 사회초년생이나 정년퇴직 예정자 등 연령별로 제공하는 서비스, 적용하는 우대금리를 차등화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평균 잔액 100만원까지는 금리 연 4.0%를, 이를 초과한 경우 0.1%를 적용하는 ‘KB스타트통장’을 출시했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서비스 개편 계획은 없지만, 증권사들의 움직임을 봐가며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