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지 안주면 주전 빼고 폭행·폭언”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야구부원 학부모들이 학교측에 정기적으로 촌지를 상납할 것을 강요당하고 부원들이 야구부 감독 등으로부터 각종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해 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 초등학교 야구부원의 학부모 A씨는 29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학교측이 지난해부터 학부모들에게 계좌번호를 알려주고 야구 후원금 명목의 돈을 강요해 정기적으로 10만원씩을 전달해왔고 감독과 코치 등 야구부 관리 담당자에게 수시로 식사와 술을 접대했다”고 주장해왔다. A씨는 또 “촌지를 주지 않으면 아이를 주전에서 빼거나 작은 실수에도 감독의 폭언과 폭행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A씨를 포함한 이 학교 야구부원 학부모 4명은 지난 6월 중순부터 이같은 주장을 해왔으며 술접대의 주점 영수증과 지난 4월 폭행당한 야구부원의 멍든 다리 사진 등을 증거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부산 남부교육청은 학부모들과 면담을 갖고 일부 폭행사실을 확인한 뒤 학교측에 이를 통보했으며 학교측은 지난 24일 감독과 코치를 해임했다.

또 부산시교육청은 28일 촌지상납과 술접대 주장의 경우 야구부원 학부모 사이에도 사실관계에 대한 의견 차가 있어 정확한 진상조사에 나섰다. 부산시 교육청 관계자는 “주전경쟁을 두고 학부모들간에 의견차이도 있고 일부 학부모가 문제를 제기한 부분에 대해 학교측에 알려 해임조치를 해 문제가 일단락된 것으로 알았으나 학부모들이 계속 각종 비리 의혹을 제기해 종합적으로 진상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녀들이 폭행당한 학부모들은 야구부 감독과 코치를 폭행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이번 사건이 경찰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학교 야구부 담당 교사는 “폭행을 당했다는 야구부원의 4월 당시 사진은 그당시 애가 학교에 나오지 않은 등 학부모 주장에 잘못된 부분이 많고 술접대와 폭행도 없었다”며 반박했다. 이 학교 야구부 감독 B씨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일부 학부모 때문에 다수의 학부모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부산 = 김기현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