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쌍용차 ‘청산後 비상책’ 착수

정부가 쌍용차 청산시의 비상경제 대책에 착수했다.

정부는 3일 쌍용차 파업에 따른 부품업체 지원대책과 함께 쌍용차 파산시 시중에 운행 중인 102만대가량의 쌍용차 정비 대란 사태를 막기 위해 협력업체들이 공동부품센터를 가동할 경우 측면 지원하는 대책을 강구키로 했다.

하지만 정부는 쌍용차에 대한 직접 지원은 일절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중단 사태가 8월까지 이어질 경우 청산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며 “이처럼 정부가 쌍용차 구매자들을 위한 구체적인 애프터서비스(AS)대책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쌍용차 사태가 8월을 넘기면서 청산을 전제로 이미 정부가 다양한 대책마련에 들어갔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쌍용차 파산시 쌍용차 부품 품귀 현상과 가격 급등으로 소비자들이 AS에 곤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쌍용차 파산시 부품조달이 어려워져 차량정비에 차질을 빚을 경우의 대책에 대해 “기존 판매 차량에 대한 부품공급 문제는 부품을 특정지역에 모아 공동부품센터를 세운 뒤 수리 및 납품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쌍용자동차 협력업체 지원을 위해 지난 4월에 도입한 ‘지역상생보증펀드’를 수도권 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쌍용차 노사간 최종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회사가 청산 수순에 들어갔다. 사측은 더 이상의 협상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 피해를 줄이기 위한 ‘청산형 회생계획안’ 신청을 준비 중인 가운데 정부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파산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쌍용차 협력업체 모임 ‘협동회’는 이날 오후 송탄공단 내 진보공업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조기파산 신청을 최종결정한다.

협동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최병훈 네오텍 대표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회생은 물 건너갔고, 관건은 어떻게 하면 빨리 파산시키는가 하는 것”이라며 “늦어도 5일 파산 신청을 할 예정이며, 3일 회의 결과에 따라 곧바로 파산 신청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평택 = 이민종·김형운·박준희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