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협상결렬 이후>파산되면 파장 도미노

쌍용자동차 회생의 마지막 기회였던 67시간에 걸친 노사간 교섭이 끝내 결렬되면서 쌍용차 사태가 파국을 맞고 있다. 쌍용차 파산시 국가 경제 전반이나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2만여명이 넘는 실업자 양산 등 적지 않은 파장이 우려된다.

◆ 완전 청산이냐, ‘굿(뉴)쌍용’ 신설이냐 = 오는 9월15일 예정된 채권단 집회에 앞서 쌍용차는 늦어도 8월 중순부터는 생산라인을 가동해 월 3000대 이상 생산실적을 올려야 한다.

설비 점검 등에 7~10일 정도가 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당장 공장 점거가 풀려야 하지만 협상 결렬로 물거품이 됐다. 회사 측은 청산형 회생계획안 제출 가능성을 시사했고 쌍용차 협력업체 채권단은 5일 법원에 조기파산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법원이 쌍용차의 파산을 받아들이면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먼저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생산라인과 연구시설, 창원 엔진 공장 등을 분할 매각하게 되며 평택공장 담보채권 2380억원, 임직원 임금 채권 500억원, 협력업체 매출 채권 3000억원 등을 갚아야 한다.

다른 하나는 협력업체 채권단의 요청대로 파산후 우량 자산만을 모아 굿(뉴)쌍용으로 재탄생하는 방안이다. 새로 설립된 회사는 기존 인력관계를 청산하고 직원을 새로 뽑은 뒤 국내외에 3자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

◆ 파산 충격 만만치 않아 = 쌍용차 파산이 현실화되면 먼저 쌍용차 임직원 700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이와 함께 쌍용차에만 부품을 납품하는 55개 1차 협력업체 역시 곧바로 도산 위기에 처하며 나머지 협력업체들 역시 직원들을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연구원은 쌍용차 파산에 따른 협력업체들의 실업자 숫자를 2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또 쌍용차 의존도가 15%에 달하는 평택 지역경제 역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108만명에 이르는 쌍용차 보유 고객들도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부품 협력업체의 휴·폐업으로 공급이 제한돼 품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차량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중고차 시장에서 쌍용차 가격은 이미 전 차종에 걸쳐 30만~150만원씩 하락했다.

하지만 쌍용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1%에 그쳐 자동차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부터 생산대수가 격감한데다 5월 이후에는 공장 점거로 생산 실적이 아예 없다. 쌍용차와 다른 완성차 업체에 같이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가 적지 않아 일부 부품의 품질 저하가 우려되는 정도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