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北, 핵 포기해야 관계개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 북한에 억류됐던 미 여기자들이 석방돼 미국에 도착한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미국과 관계개선을 하려면 핵무기 개발 포기와 도발행위 중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에 관계 개선의 길이 있음을 말해왔다”면서 “더 이상 핵무기들을 개발하지 않고, 도발적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그것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도 “관계를 변화시키는 가장 좋은 길은 북한이 스스로 참여했던 합의들과 책임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핵협상과 분리된 개인차원의 인도주의적인 활동이라는 점을 매우 분명하게 밝혀왔다”면서 “북한이 핵폐기를 위한 국제적인 의무사항을 준수하길 희망하지만 우리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직접 보고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보고 시점과 방법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북한에서 풀려난 미국인 여기자 유나 리(Euna Lee·한국계·36)와 로라 링(Laura Ling·중국계·32)은 이날 오전 5시50분(현지시간)쯤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전세기편으로 로스앤젤레스 부근 버뱅크의 밥호프 공항에 도착, 가족들과 상봉했다.

한편 정부는 북한이 미 여기자 석방에 이어 개성공단 근로자 유씨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해결에 나설 경우 전향적인 대북조치를 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방북 기간중 북한 관리들에게 유모씨와 연안호 선원 4명 등 한국인과 일본인 억류자의 석방을 촉구했다고 미 CBS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한편 정부는 향후 북한이 유씨 문제 해결 등을 통해 대남관계 개선에 나설 경우 8·15경축사 등에 전향적인 대북조치를 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 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 이미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