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회…노동관련법 최대 쟁점>‘복수노조·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충돌 불가피

비정규직법(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이어 복수노조 허용 및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개정 문제가 9월 정기국회의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현행 노조법은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규정을 담고 있으나 2006년 12월 법 개정 당시 “2009년 12월31일까지 적용을 유예한다”는 부칙이 붙어 있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 개정이 되지 않으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노조법 시행을 또 늦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정부와 복수노조·노조 전임자 임금지급을 반대하는 재계,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을 관철시키려는 노동계 입장이 갈려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재계는 일단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지급을 모두 반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관계자는 2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줄곧 복수노조는 허용돼선 안된다는 입장이었고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드러내 놓고 복수노조를 반대할 명분을 찾지 못한 상태지만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은 ‘노사 자율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규정을 반대하고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 등 노조의 재정 자립도가 낮은 현실을 감안하면 전임자 임금이 끊기면 노조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둘러싼 재계와 노동계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정치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여야 모두 아직까지 노조법 개정과 관련된 당론을 확정한 상태는 아니지만 노사간 논의 과정을 보며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한나라당은 재계 입장을, 민주당은 노동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디어관련 3개법(신문법·방송법·IP TV법)처리 이후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민주당이 노조법 개정 문제를 쟁점화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김백기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