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일본 닻 올랐다>하토야마 정권-美, ‘오키나와 미군기지’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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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등과 관련,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5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낸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권이 벌써부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미 정부는 31일 “일본 민주당 새 정부와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해 재협상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오키나와(沖繩)현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를 기존 합의와 달리 하토야마 정권이 “오키나와현 이외 지역으로 옮겨야 한다”고 재협상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은 것이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오키나와에서 미군이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어 양국간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이같은 분위기는 미국의 동북아 및 서남아 군사 전략에도 상당한 차질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일본의 보수 자민당 정권과 수개월 전에 최종 타결한 오키나와현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합의를 재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켈리 대변인은 “미국은 일본 정부와 미군 기지 시설 재배치와 괌 이전 문제 등에 대해 재협상할 의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양국은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자민당 정권 하에서 후텐마 미군기지의 시설을 해체해 오키나와의 한적한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일본 정부가 28억달러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오키나와에서 해병대원 8000명과 그들의 가족 9000여명을 2014년까지 괌으로 이전 배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본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일본 내 미군 재배치와 일본의 미군기지 역할을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선거공약을 제시했다. 미국과 더욱 동등한 동맹관계를 추구해나기 위한 일환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시민단체들도 후텐마 미군기지를 일본 밖으로 완전히 철수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하토야마 대표는 또 선거운동 과정에서 일본 해상 자위대가 인도양에서 수행하고 있는 미군 주도 다국적군 함대에 대한 급유지원 활동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켈리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일본은 재급유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아프가니스탄의 안정과 번영은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 전체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노력에 그들이 어떻게 최선의 기여를 할지는 각국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일본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에 대한 논의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새정권은 내년 1월에 이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한편 일본 영자신문 재팬투데이는 1일 하토아먀 정권이 일·미간 안보조약을 개정하면서 핵무기 운반 함정이나 항공기의 일본 중간기착을 묵시적으로 승인하기로 한 비밀협약에 대해 조사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 비밀협약의 존재를 계속 부인해왔지만 조사 결과 사실로 밝혀질 경우 양국간 마찰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