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일본 닻 올랐다>민주 ‘핵심 4인’이 모두 지한파

일본 민주당의 집권은 한·일관계에서 예전보다 인적·문화적 네트워크 측면으로 훨씬 유대감이 강화될 전망이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와 가족들이 열렬한 한류팬인 데다가 민주당 내 지한파(知韓派) 의원은 물론 자민당 내에서도 지한파 의원들이 상당수 당선됐다. 독도문제 등 외교적 현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자민당과 큰 차이는 없지만 젊은 의원들이 많은 데다 지한파 의원들이 당과 정부의 중심적 위치에 있어 현안해결은 물론 한·일 교류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는 31일 외국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축하전화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하토야마 대표가) ‘우애’의 정치철학을 말한 바 있는데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으로서 한·일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하토야마 대표는 “외국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이 대통령이) 축하전화를 주셨다”면서 감사의 뜻을 밝혔다.

하토야마 대표는 지난 5월 당대표 취임 이후 첫 방문지로 서울을 택할 만큼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부인 미유키(幸·66) 여사는 배우 이병헌의 팬이고 어머니 야스코(安子·87) 여사는 한류 팬으로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 사실로도 유명하다.

하토야마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대행,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대행,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 등 이른바 민주당의 ‘실력자 4인’은 모두 한국 정치권과 연이 닿아 있다. 하토야마 대표와 간 대표대행은 한일의원연맹 일본측 고문이며, 민주당의 실력자인 오자와 대표대행은 한국 내 지인과 교분이 두텁고, 오카다 간사장 역시 한국 정치권과 두루 교감해 왔다고 한다.

민주당 내에는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의원을 회장으로 15명의 의원이 ‘전략적인 일한관계를 구축하는 의원모임’을 결성하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2004년 8월 대표 재직 시 하토야마 대표를 만났으며, 지난 6월에도 한국을 방문한 하토야마 대표의 요청으로 면담, 양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었다.

무소속 정동영 의원은 지난 2000년 하토야마 대표와 첫 만남을 가진 데 이어 최근까지 세 차례 회동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간사장 등 자민당 내 지한파 의원들은 이번 총선에서 간신히 살아 남았다.

한편 한일의원연맹(회장 이상득) 지도부는 19일부터 사흘간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한·일축제 한마당 행사에 참여하면서 일본측 의원들과 교류를 가질 예정이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