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단방류 ‘임진강 참사’> 한밤중에 ‘4000만t 기습도발’ 왜?

‘9·6 임진강 참사’를 초래한 북한의 황강댐 4000만t 방류 사건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통일전선부 및 외무성의 대남·대미 유화제스처가 먹혀들지 않자 군부가 대남협박 차원에서 의도적인 방류를 한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임진강 상류에 있는 황강댐은 군사분계선에서 북쪽으로 42.3㎞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북한 군부가 수문관리를 맡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다. 또한 최근 북한지역에 큰 비가 내리지 않은 만큼 홍수조절 목적으로 방류를 했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4000만t의 물을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방류한 것은 군부의 계산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긴장을 고조시킨 뒤 억류 미국여기자들과 개성공단 근로자 석방을 통해 대외유화책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이 꿈쩍도 하지 않자 유엔안보리의장에게 우라늄 농축 협박서한을 보낸데 이어 황강댐 물 방류라는 기상천외한 대외압박카드를 구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안팎에서는 우선 사실관계 파악에 주력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강하다. 정부당국자는 7일 북한 군부강경파에 의한 수공(水攻)설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경계감을 표시하면서 “우선 내부수리 때문인지, 아니면 우발적 사고인지 경위파악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숙·방승배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