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환경 ‘첫 10위대’ 진입

한국이 올해 세계은행의 기업환경 평가에서 지난해보다 4단계 높은 19위를 기록, 처음으로 10위대에 진입했다.

세계은행은 9일 발표한 ‘기업환경 평가 2010(Doing Business 2010)’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183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환경 평가에서 한국이 19위를 기록, 최초로 10위대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03년 세계은행의 기업환경 평가가 시작된 뒤 지난해까지 계속 20위대(22∼27위)에 머물러왔다.

세계은행은 세계 각 국의 기업환경을 10개 부문으로 나눠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 정도를 파악해 종합 및 부문별 순위를 발표하고 있으며, 이번 결과는 2008년 6월2일∼2009년 6월1일 사이의 기업환경 개선 노력을 평가한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사이 한국은 부문별로는 창업(126→53위)과 국제교역(12→8위)의 순위가 크게 올랐다. 최저자본금제 폐지, 수출입관련 서류 간소화 등의 개선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그러나 취약 분야인 고용·해고(152→150위), 재산권 등록(67→71위), 투자자 보호(70→73위) 등의 순위는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일부는 하락해 앞으로도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해 세계은행의 기업환경 평가에서는 싱가포르가 1위를 차지했으며 뉴질랜드, 홍콩, 미국, 영국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순위는 지난해 27위에서 올해 30위로 3단계 하락했다.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와 한국 외에 태국이 12위, 일본이 15위, 대만이 46위를 각각 차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처음으로 10위대에 진입한 것은 그동안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온 결과가 긍정적인 평가를 얻은 것”이라며 “그러나 고용·해고 등 취약 분야에 대해서는 관련 부처 등과 함께 지속적으로 개선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