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단방류 ‘임진강 참사’>南은 늘 보상, 北은 이번에도 ‘…’

‘9·6 임진강 참사’ 희생자에 대한 보상문제가 구체화하고 있다.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9일 국회외교통상통일위 현안보고에서 임진강 참사 희생자 보상문제와 관련, 정부는 물론 북한당국에도 배상을 요구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간 버마 아웅산 테러, 대한항공기 격침사건,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건 등 북측에 의해 발생한 대형 사건, 사고에 대해 남측에 보상을 한 사례가 없다. 따라서 북한이 임진강 참사 희생자에 대한 정부의 보상요구를 수용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남측은 그간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등 북한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사고에 대해 보상을 해왔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5년 12월 북한 강원 고성군 온정리 해금강 호텔앞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보상이다. 당시 현대아산 협력업체 직원 정모씨는 승용차 사고로 북한 인민군 3명을 사망케 했는데, 이에 대해 현대아산측은 북측에 위로금 4만달러를 전달했다. 개성공단에서도 교통사고 및 신축공사 현장 붕괴 사고 등으로 북한인부 및 근로자들이 사망할 때마다 상당금액의 위로금을 북측에 지불했다. 북한에 130여일 억류됐던 개성공단 현대아산 근로자 유모씨 석방후 현대아산측은 숙박비에 상당하는 금액을 북측에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임진강 참사 유가족과 한국수자원공사는 9일 밤늦게까지 장례절차와 보상 등에 대해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책임인정과 보상협의회구성에 대한 이견으로 결렬됐다. 유가족과 수자원공사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장례절차, 보상, 위로금 지급 등을 놓고 네 차례 협상을 진행했으나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유족대표 이용주(48)씨는 “보상액수보다 무인경보시스템을 잘못 운영한 1차적인 책임을 수공이 지라는 것”이라며 “협상당사자로 나선 수공이 먼저 모든 책임을 지고 나중에 법리적인 과실정도 판단에 따라 다른 기관에 구상권을 청구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공 측은 “보상은 범위와 책임 한계가 정확하지 않아 경찰 수사가 마무리된 뒤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일 오전 11시 유족측대표와 수공 관계자가 5차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나 책임 부분과 보상문제를 둘러싸고 진통을 겪을 것을 전망이다. 연천군 재난 관계자는 “수공측이 연천군과 지난해 협약할 당시 무인경보기 문제로 재난발생시 책임을 진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책임을 다른 기관에 떠넘기려 하는데 안타깝다”며 “유족들의 아픈 마음을 생각해 성실하게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숙기자, 연천 = 오명근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