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전면 재검토… 교육특구로 만들어야”

세종시를 당초 계획대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건설할지, 성격을 바꿀지를 놓고 논란이 빚어지는 가운데 세종시 건설계획을 전면 재검토해 ‘교육특구’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3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세종시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김영봉(경제학과) 중앙대 명예교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대안으로 교육특구 지정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세종시는 교육특구로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우수한 중·고교, 대학과 각종 연구소, 첨단 기업 및 이들과 관련된 산업 시설이 들어서면 연기 - 공주 - 대덕 - 청원 - 오송을 잇는 교육과학기술도시 벨트가 형설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시를 인근의 대덕 연구단지와 오송 - 오창의 생명기술산업단지 등과 엮어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육성하자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세종시에 공공기관을 꼭 옮겨야 한다면 정부 대신 공영방송을 이전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는데 그 폐해는 정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적을 것”이라며 “영국 BBC도 주요 사업부서를 런던에서 타 도시로 옮길 계획인 만큼 (공영방송을 세종시로 이전할 경우) 고용을 창출하고 콘텐츠 산업을 유치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은 “세종시에 이미 5조원 이상의 많은 자금이 투입됐다고 해서 계속 추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세종시에 적합한 교육, 과학, 환경 등 새로운 개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이미 한국은 특정 지역에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해 투자증진 효과를 본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세종시를 교육과학자유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석 국가경영연구원장은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세종시 건설 등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재검토돼야 한다”면서 “세종시는 향후 통일 이후까지 고려해 필수적인 기능을 중심으로 최소화하여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