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범죄’ 흉포화… 폭증…

60세 이상 노인들의 강력범죄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 사이 살인, 강도, 강간, 방화 등 이른바 ‘4대 강력범죄’를 저질러 검거된 노인 수는 46.1%나 폭증해 같은 기간 전체 4대 강력범 증가율(23.5%)의 두배에 달하는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 사회의 급격한 고령화 속에 ‘노인의 비(非)노인화’, 즉 힘이 약하지도 어른스럽지도 않은 노인들이 늘어나면서 고령을 이유로 형을 감면해주는 재판 관행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문화일보가 경찰청 범죄통계를 분석한 결과 살인, 강도, 강간, 방화 등 4대 강력범죄로 검거된 60세 이상 노인은 지난 2005년 484명에서 2006년 578명, 2007년 618명, 2008년 707명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4대 강력범 숫자는 2005년 1만4545명, 2006년 1만5987명, 2007년 1만6687명, 2008년 1만7965명으로 늘어 4년 사이 증가율이 23.5%를 기록했다. 노인 강력범 증가율이 전체 강력범 증가율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전체 4대 강력범에서 60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5년 3.3%에서 2006년 3.6%, 2007년 3.7%, 2008년 3.9%로 꾸준히 늘고 있다.

노인 강력범이 크게 늘면서 사법부가 고령을 양형 감면 사유로 참작해온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적용되고 있는 법원의 양형 기준에는 ‘피고인 고령’이 특별·일반 양형 요소에 포함돼 있지는 않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60세 이상일 경우 판결시 고령 참작 기준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수정(범죄심리학) 경기대 교수는 “술 마신 것이 면책사유가 될 수 없듯 나이가 많다고 재판부가 봐줘선 안된다”며 “강력범죄를 통제하겠다는 사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세영·김병채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