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강력범죄 급증>‘욱’하는 바람에… 수법도 다양화

‘노인 강력범죄’는 대부분 순간적인 격분을 참지 못해 벌어진 우발적 사건들이지만 그 수법은 다양했다. 잠자는 사람을 목졸라 죽이는 단순한 것을 비롯해 흉기살인, 독살, 방화 등 다양한 범죄수법에 수사 당국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12일 인천 연수경찰서는 잠자고 있는 아내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83)씨를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최근 아내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의심하는 등 심한 의처증에 시달리다 한순간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일에는 지나가는 행인을 낫으로 끔찍하게 살해한 60대 노인이 검거되기도 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이날 집에서 키우는 애완견을 데리고 나왔다가 “왜 개 목줄을 매지 않느냐”는 문제로 시비가 붙어 고모(47)씨를 살해한 애완견 주인 이모(6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충남 보령경찰서는 지난달 독극물을 먹여 자신의 부인과 이웃집 부부를 살해한 혐의로 이모(72)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자신의 불륜을 나무라는 것에 앙심을 품고 청산가리를 드링크제와 피로회복제 등에 넣어 부인 정모(71)씨 등 3명에게 먹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광진경찰서 관계자는 “낫으로 행인을 살해한 이씨의 경우 조사 결과 평소 가정생활에서 폭력적인 성향이 조금 있었을 뿐 전혀 살인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며 “그러나 말다툼 끝에 격분한 나머지 낫을 휘둘러 피해자가 저항도 한번 못해 보고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