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어느 나라에도 없는 불합리한 관행”

노동조합법은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및 복수노조 시행을 내년으로 정해놓고 있다. 시간이 촉박한 만큼 여야 대립, 노사간 갈등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 하지만 경영계와 전문가들은 13년이나 재유예되면서 사실상 사문화 위기에 놓였던 노사관계 법안이 당초 취지대로 입법화될 경우 노사관계 안정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되는 등 긍정적 영향이 훨씬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23일 “노조가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받을 경우 자주성을 가질 수 없게 되고 단체교섭을 할 때 항상 대립적 관계에 서기 마련인 노사관계를 감안할 때 회사측이 노조 전임자 급여를 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노조 간부들도 회사로부터 급여를 안 받는 게 떳떳하며, 대형 사업장의 경우 조합비가 50억~100억원을 웃도는 곳도 많아 조합비로 충분히 자체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임자 수도 우리나라는 150명당 1명으로 과도하게 많다”며 “노조 전임자의 급여지급 문제는 한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인재(경제학) 인천대 교수도 “노조 전임자에 대해 사측이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법리적, 정책적 근거가 없고,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맞지 않는다”며 “외국 어느 나라에서도 한국처럼 시행하는 곳은 없다”고 지적했다

박영범(경제학) 한성대 교수는 “복수노조의 경우 혼란이 우려되므로 창구 단일화가 돼야 하며 노조 전임자급여지급 금지는 원칙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는 이익단체이므로 원칙적으로 자기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의 급여를 조합원들이 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