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삼다수탁구단 2년만에 다시 위기

농심 삼다수 탁구단이 2년만에 다시 와해 위기를 맞고 있다. 농심탁구단이 유남규(41) 감독을 재영입할 움직임을 보이자 김봉철 코치와 고준형, 조지훈, 최원진, 이재훈 등 주축 선수들이 5일 숙소를 이탈했다.

지난 2007년 말 농심탁구단 사령탑이었던 유 감독은 선수단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다 ‘경제 상황을 고려, 회사측 안을 따르자’고 한 이재화(64) 총감독과 갈등을 빚었고 이 과정에서 농심측은 유 감독을 해임했었다. 당시 선수단 전원은 팀을 이탈해 유 감독의 복귀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등 팀이 해체위기까지 갔었다.

유 감독의 재영입에 2년 전과 달리 반발하는 것에 대해 선수들은 “유감독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농심은 지난달 26일 이재화(64) 총감독을 퇴진시켰다. 김봉철코치에 따르면 “팀에서 김 코치 체제로 갈테니 팀을 잘 추스리라”고 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4일 밤 유 감독이 주장인 고준형(26)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복귀를 알려 회사측이 유 감독의 재영입을 추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김봉철 코치가 회사측에 진의를 묻자 “유 감독과 같이 못하겠으면 사표를 내라”고 해 김 코치는 5일 사표를 제출했고 이에 일부 선수들도 ‘유 감독과는 못하겠다’고 숙소를 나왔다.

고준형은 “유 감독이 ‘앞으로 탁구계에서 크려면 나를 따르라’고 했고 농심이 계속 대우가 좋지 않으면 팀을 깨고 다른 곳으로 옮기면 된다고 했다”고 주장하며 통화기록을 공개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국가대표 조지훈도 양심선언을 통해 “지난해 상무 제대 직전 말 유 감독의 대리인을 자칭하는 탁구인이 나와 이정삼(KT&G)을 찾아와 ‘S오일에서 팀을 창단한다. 정삼이는 1억5000만원, 너는 8000만원을 줄테니 원소속팀에 복귀하지 말라”고 했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이에 대해 유남규 감독은 6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고재복과 잘해보자는 통화를 한 적은 있다. 상식적으로 감독으로 갈 사람이 그런 말을 하겠는가. 김 코치와 일부선수들이 말을 맞춰 나를 음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윤 선임기자 dy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