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없어도 걱정, 많아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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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기오염과 장기간 컴퓨터 사용, 건조한 실내, 노년층의 증가 등으로 인해 눈물 질환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 눈물 관련 질환을 방치할 경우 안구건조증, 유루증, 각막염, 결막염, 각막궤양 등으로 번지거나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대한안과학회가 11월11일 ‘눈의 날’을 맞아 최근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9명은 ‘눈물 부족’ 또는 ‘과다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국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눈물흘림증(유루증) 환자의 경우 2003년 10만4432명에서 2007년 13만550명으로 4년 새 25%가량 증가했다. 컴퓨터, 휴대전화 등을 자주 사용해 눈 노화가 촉진되고, 평균수명이 늘면서 질병에 적극 대처하는 노인환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구건조와 눈물흘림증은 최근 치료기술이 발전해 손쉽게 치료할 수 있어 평소 눈물상태를 점검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하범 대한안과학회 회장은 “눈물의 질과 균형이 눈물건강을 좌우하는 요소”라며 “눈물질환의 가장 큰 장벽은 건성안, 안구건조증을 질환으로 여기지 않고 방치하는 환자들의 인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눈물흘림증, ‘유루증’의 증상과 원인

눈물흘림증, 즉 유루증은 눈물길이 막히거나 좁아져 눈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질환이다. 눈물샘에서 소량씩 만들어진 눈물은 눈을 적셔주고 코를 통해 눈 밖으로 버려진다. 이때 눈물길이 막히거나 좁아진 상태라면 빠져나가지 못한 눈물이 눈에 고여 흐르게 된다. 눈물흘림증은 대인관계에 지장을 주고 눈 주위 피부가 짓무르기도 하며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불편을 준다.

눈물흘림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대개 노화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천적인 경우에는 눈과 코 주변에 염증이 있는 경우, 결막염이나 각막염이 있는 경우, 그리고 눈 주위 종양 등이 생긴 경우에는 발병 확률이 높다. 또 외상으로 인한 눈물길 손상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비루관(코눈물관)이 폐쇄된 경우 그대로 두면 만성누낭염으로 진행되므로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로 막힌 비루관을 대신하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눈물주머니 주위 뼈를 뚫어서 눈물주머니에서 콧속으로 바로 눈물이 흘러 들어가도록 하는 방법이다.

아기가 눈물을 흘리는 경우에는 눈물관이 막히거나 눈썹이 눈을 찔러서 결막염과 각막염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눈꺼풀의 눈물점이 좁아져서 눈물관 내로 눈물이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에는 눈물점을 넓히는 눈물점 성형술 및 실리콘관 삽입술로 치료해야 한다.

◆안구건조증의 증상과 치료, 예방법

눈이 따갑다거나 시리다는 느낌이 들거나 이물감·가려움·충혈, 바람이나 연기에 예민함, 눈을 감고 싶어지고 졸린 것 같은 증상이 느껴지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때에 따라서는 실같이 끈적끈적한 눈곱이 생길 수도 있다.

이때는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기 위해 인공눈물, 또는 연고를 사용한다. 염증치료를 함께 하면 치료효과가 더 좋아지기도 한다. 인공눈물은 개인에 따라 효과의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누액제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인공눈물은 눈물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약이 아니고 부족한 눈물을 보충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증상이 좋아진 후에도 의사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려면 주변 환경의 습도를 항상 높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아파트 등 건조한 곳에서는 가습기를 쓰는 것이 좋다. 머리염색약이나 자극성 있는 화장품, 스프레이 사용은 안구표면에 자극을 주거나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니 자제하는 것이 좋다. 텔레비전, 책, 컴퓨터를 볼 때에도 눈을 자주 깜박여 주는 것이 좋다. 평소에 하루 8~10컵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박규홍 새빛안과병원장은 “눈물은 없어도 걱정, 많아도 걱정인데 눈물이 마르거나 주르륵 흘러내려 일상에 불편을 느낄 정도라면 방치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며 “증상의 빠른 개선을 위해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도움말=대한안과학회, 김성진 을지대 을지병원 안과 교수, 박규홍 새빛안과병원장＞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