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원자폭탄 공장, 아트마켓으로 피어나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고철더미 위에서 꽃핀 예술 대형물탱크와 난방 파이프가 보존된 ‘다산쯔 798 예술구’ 거리의 한 건물에 ‘2009 베이징 공예대전’이 열리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아인슈타인이 원망스러워” 원자폭탄을 만들던 다산쯔 798 무기공장에 등장한 피폭괴물이 원자탄을 낳게 한 아인슈타인의 E = MC2 이론을 원망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작품 거래규모 파리 앞질러 다산쯔 군수공장의 중심지였던 798 창의광장의 외벽에 천장을 덮어씌우고 유리벽을 붙여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냉전시대 굴뚝 그대로 군수공장 시절의 대형굴뚝이 냉전시대의 상징처럼 다산쯔 거리 곳곳에 보존되어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상상력의 집합소 철장에 갇힌 동물들의 형상에, 얼굴은 사람의 표정으로 인간들의 동물학대를 표현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300여개 갤러리 즐비 798 예술구의 한 갤러리 입구에서 한 운전기사가 관광객들이 관람을 마칠 때를 기다리며 햇볕을 쬐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이젠 세계적 관광 명소 독일에서 온 한 부부가 다산쯔 군수공장의 중심지였던 798 창의광장을 둘러 본 후 나오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시 다산쯔(大山子) 798 거리. 칙칙하고 을씨년스러운 공장지대가 세계미술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가난한 중국의 예술인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더니, 이제는 이탈리아, 독일 등 세계의 미술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300여개의 갤러리와 미술품 가게들이 즐비하고, 거리는 외국관광객과 미술인으로 활력이 넘친다. 올 상반기 이곳에서 거래되는 미술품의 거래액도 파리의 규모를 앞질렀다.

육중한 크레인과 대형 굴뚝, 곳곳에 거미줄같이 얽혀 있는 난방파이프가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그 사이 곳곳에 나붙은 전시회 안내포스터와 현수막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공장 안의 둔탁한 분위기도 그대로 살려 활용하고 있다. 넉넉한 공간이 오히려 전시장소로서는 안성맞춤이다.

냉전시대에 원자폭탄을 만들고, 미사일을 제조하던 서울 강남구 면적 규모의 대형 군수공장이 불과 10년 만에 뉴욕의 소호처럼 세계의 젊은이들을 매혹시키는 거리로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중국 당국의 정책적 지원과 급부상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문화적,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으로 ‘다산쯔 798’의 글로벌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군사통치의 상징이었던 서울 종로구 소격동 옛 기무사령부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지정, 현재 시범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도심의 핵심공간이 뒤늦게나마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건물을 그대로 이용하느냐, 새로 짓느냐에 논란이 많다. 근대건축물 375호로 지정된 현존의 건물을 헐고, 번듯한 상징적 새 건물을 건축하자는 의견에 무기공장을 그대로 활용해 세계적 명소로 탈바꿈시킨 ‘다산쯔 798 예술구’가 다시 떠오른다.

베이징 = 사진·글 김연수기자 ny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