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각 지장왕보살, 고향 경주에 봉안

1300년 전 신라 왕자의 신분을 버리고 출가, 중국에 건너가 지장신앙을 꽃 피웠던 김교각(金喬覺·697~794)스님이 지장왕보살이 되어 고향 땅을 밟는다.

동국대는 오는 20일 오전 11시 이 학교 경주 캠퍼스 100주년 기념관에서 김교각 지장왕보살 봉안 법요식과 신축된 경주캠퍼스 100주년 기념관의 준공식을 동시에 거행한다. 김교각 지장왕보살은 중국 정부가 조성한 높이 2.5m 규모의 목조 입상으로 그동안 중국 안후이(安徽)성 구화산에 봉안돼 있다가 지난 2007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로 옮겨져 봉안됐다.

신라 성덕왕의 첫째 아들로 속명이 김중경(金重慶)이었던 스님은 아버지 성덕왕이 후궁 문제로 갈등을 빚는 것을 보고 세속에 환멸을 느껴 24세에 당나라로 건너가 출가했다. 이후 교각이라는 법명을 받고 안후이성 구화산에서 75년간 수행하다 99세에 열반에 들었다. 열반에 들기 전 스님은 제자들을 모아놓고 고별인사를 했는데 자신의 시신을 석함에 넣고 3년 후에도 썩지 않으면 등신불로 만들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에 따라 스님이 열반 뒤 육신을 돌함에 모시고 3년이 지났으나 생전의 모습 그대로였으며 살은 부드럽고 뼈마디에서는 소리가 나서 마치 금사슬 움직이는 소리 같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대중은 스님의 육신을 등신불로 만들어 석탑에 모시고 지금까지 ‘신라 김교각 중국 지장왕’으로 부르며 추앙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김교각 스님의 행적은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당나라 비관경(費冠卿)이 입적 19년 뒤에 쓴 구화산화성기(九華山化城寺記)와 삼국사기 등에 기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