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사투리 교정 ‘클릭하세요’

서울대가 북한 말씨를 교정하는 표준어 교육 웹 사이트를 개설해 북한이탈주민들의 한국사회 적응을 지원하고 나섰다.

서울대 인문정보연구소는 5일 국립국어원의 새터민 언어적응 훈련 프로그램 개발 연구용역을 받아 교육용 웹 사이트와 교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정식 명칭은 ‘새터민이 배우는 표준 발음 교실’로 다음주 초부터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통해 접속이 가능하다. 현재는 테스트 페이지(http://test.elics.co.kr/phonics/)를 통해 미리 프로그램을 살펴볼 수 있다.

연구소는 지난 2009년 8월부터 4개월 동안 공릉새터민정착지원센터에서 북한의 서북, 동북, 육진 등 세 방언권 탈북자 40명의 발음 및 언어습관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탈북자들은 ‘으’와 ‘우’, ‘어’와 ‘오’ 발음을 뚜렷히 구분하지 못해 ‘끌’과 ‘꿀’, ‘언 감자’와 ‘온 감자’ 등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아 ‘맏이’를 ‘마지’가 아닌 ‘마디’로 발음하고, ‘ㄴ’첨가 현상이 약해 ‘솔잎’을 ‘소립’이라고 발음했다. ‘로동’, ‘력사’, ‘례절’, ‘녀자’ 등 두음법칙을 무시해 남한 생활에 장애를 겪기도 했다.

새터민이 배우는 표준발음 교실은 ▲자음과 모음 ▲발음규칙 ▲억양 등 크게 세 분야로 구성됐다. 북한 방언과 표준말의 차이점을 만화를 이용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자신의 발음을 녹음해 표준말 발음과 비교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호영(언어학) 서울대 교수는 “북한 이탈주민들이 구직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어도 업주가 사투리만 듣고 끊어버릴 정도로 차별이 심각하다”며 “사투리 교정은 새터민에게는 삶과 직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채현식기자 hscha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