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사법부 공개비판>“개인 정치성향 따라 판결 제각각… 견제없는 ‘제왕적 판사’위험수위”

한나라당이 사법부 개혁을 1순위로 꼽은 것은 법원의 ‘편향적 판결’이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당사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사회통념과 법상식에 반하는 편향적 판결이 나오면 이 판결이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 판결인지 알아보는 게 관행이었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은 선거법 재판에서 우리법연구회 판사가 주심판사가 되지 않기를 희망한 것은 오래된 이야기”라고 말했다. 판사 개인 성향에 따른 판결로 ‘공정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판사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판결의 결론이 다르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신뢰’가 생명인 사법부의 권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판사 개인의 전권에 맡겨져 있어 공정하지 못하다는 게 한나라당의 입장이다.

한나라당내에서는 법원의 재판 과정에 권위주의적인 요소가 남아 있고 불친절한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 국민 불신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법원이 정치화하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며 “판사의 성향에 의해 같은 사안의 재판 결론이 제각각으로 나오는 건 분명 고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중진의원은 “법원은 아직도 권위적인 요소가 너무 많다”며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전혀 없는 ‘제왕적 판사’가 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판사의 재량으로 형량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형법 53조의 ‘작량감경’ 조항을 손질하고 양형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혀 ‘고무줄 형량’논란을 없애는 문제도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또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영장항고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사법부 개혁’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사법부 개혁’ 방침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검찰은 행정부 소속인 반면 사법부는 독립된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사법부 개혁에 섣불리 접근할 경우 3권분립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또 법관의 독립성이 보장되는 사법부 특성상 ‘인적 쇄신’이 아닌 제도 개선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백기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