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서 즐기는 서태지공연 실황’ 콘서트장 방불케 하는 ‘환호 도가니’

관객들은 들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흥분된 표정으로 지난 추억을 나누거나 벽에 붙은 포스터 또는 사진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도 보였다.

일반적인 영화 상영과 달리 관객들은 시끌벅적했다. 21일 저녁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의 풍경은 여느 극장과는 사뭇 달랐다.

이날 메가박스코엑스 서태지M관에서는 22일 개봉하는 ‘2008 더 그레이트 서태지 심포니’ 공연 실황(사진)의 첫 시사회가 열렸다. 450여 객석의 관객 대부분은 응모를 통해 선정된 서태지의 팬들.

‘2008 더 그레이트 서태지 심포니’는 지난 2008년 9월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영국 로열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실황을 극장판으로 재편집한 것이다. 여기에 메이킹 다큐멘터리와 12월에 열린 앙코르 공연 모습도 처음 공개됐다.

관객들은 대형 스크린에 서태지가 등장하자 실제 공연장에 온 것처럼 환호성을 질렀다. 연주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거나 소리를 지르는 모습도 색달랐다. 극장의 좌석이 비좁게 느껴질 정도였다.

영국 록그룹 퀸의 전설적인 1981년 몬트리올 공연실황을 시네사운드 버전으로 복원한 ‘퀸 락 몬트리올’이 지난해 개봉했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의 공연 리허설을 담은 ‘디스 이즈 잇’이 극장에서 상영된 적은 있었지만 우리나라 대중가수의 라이브 공연 실황을 극장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팬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친구들과 함께 극장을 찾은 회사원 김연희(여·28)씨는 “DVD로 집에서 공연 실황을 보는 것보다 음향설비가 잘 갖춰진 극장에서 여럿이 함께 보니까 실제 공연장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영상의 역동성이 부족한 점과 긴장감이 떨어지는 편집은 옥에 티. 22일부터 2주 동안 메가박스코엑스 서태지M관에서 상영한다.

이동현기자 offram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