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입체감 못 느낄 땐 안과질환 의심해보세요”

영화 ‘아바타’의 흥행 성공으로 일기 시작한 3차원(3D·3dimension) 입체 영화 열풍이 3D TV의 보급으로 안방까지 이어질 태세다. 축구경기를 안방에서 3D 입체 영상으로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색을 느끼지 못하는 ‘색맹’처럼 입체영화를 봐도 입체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안과질환의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3D영상은 사람이 가진 두 눈의 시각적 차이(양안 시차)를 통해 3차원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을 응용한 것이다. 즉 우리 눈이 사물을 보는 것처럼 2대의 카메라로 사물을 각각 동시에 촬영한 후 상영 시에 2대의 영사기로 동시에 화면에 영사한다. 관람자는 편광렌즈를 적용한 특수안경을 통해 영화를 보게 된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3D 영상을 특수안경을 끼고 보는 과정에서 우리 뇌는 평소의 입체 사물을 볼 때보다 더욱 긴장하고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눈도 마찬가지다. 평소 두 눈의 시각적 시차를 통해 자연스럽게 3D를 인지하다가 인위적으로 생산된 영상을, 특수렌즈를 통해 보면 부담을 느끼게 된다. 3차원 영화 관람 후에 피로감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3D영화를 봐도 다른 사람들처럼 입체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심한 약시, 사시 등의 안과 질환으로 인해 각각의 눈으로부터 오는 영상 정보를 뇌에 올바르게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두 눈의 시력이 다른 부등시를 가진 사람들도 3차원의 입체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 경우에는 안경 혹은 콘택트렌즈 등을 통해 시력을 교정한 후 관람해야 한다.

평소 시력에 문제가 없는 데도 3차원 효과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현기증·구토 등의 증세가 있다면 안과질환을 의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박수철 새빛안과병원 진료부원장은 “3차원 입체 영화 자체가 지속적인 조절, 안구의 이향운동(눈 모음 및 눈 벌림)을 요구하므로 조절 능력이 저하되었거나 눈의 이향운동력이 저하된 경우에는 눈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성인의 경우 어린아이보다 3차원 영상에 대한 완충력과 적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지럼증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