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올림픽 기간에도 자신만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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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의 편성은 과학이다?’ 13일(한국시간) 개막하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둔 홈쇼핑 업체들이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편성 마련에 막바지 총력을 기울여 눈길을 끌고 있다.

올림픽과 같은 대형 이벤트는 홈쇼핑 시청자를 지상파 방송에 빼앗겨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오히려 20% 정도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과학을 방불케 하는 정교한 편성 때문.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개막식이 열리는 13일 오전 홈쇼핑 시청을 오래 하지 않고도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도록 기존에 인기가 있었던 스테디셀러 제품을 편성했다. 개막식 와중에도 짬짬이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겠다는 것.

CJ오쇼핑은 개막식 전후로 자사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여성용 한방 화장품인 ‘수려한 효’세트와 한때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슬렌더톤(차고만 있어도 복부 운동이 되는 기구)을 방송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전이 열리는 14일 오전 ‘김연아 햅틱폰’을 판매할 계획. 주말에는 통상 홈쇼핑 주력 상품인 화장품이나 패션에 집중하지만, 동계올림픽과 김연아의 연관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편성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 결승 경기가 있는 16일 오전 GS샵은 ‘시원스쿨 왕초보 인터넷 영어강의 수강권’을 판매한다. 평일 오전은 보통 유아동 용품이나 여성용 상품을 판매하는 시간대. 그러나 이날 남성 시청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 성별 구분 없이 모든 연령대에서 구매가 가능한 상품을 편성한 것이다. 같은 이유로 이날 CJ오쇼핑은 ‘동양종금 CMA’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이날 아예 남성 시청자를 겨냥해 각각 명절증후군으로 고생한 아내를 위한 ‘고생한 당신 빛나라’기획전과, 등산복 등을 판매하는 레포츠 상품전을 방송한다. 김창영 GS샵 편성담당 차장은 “동계올림픽 열기는 얼마나 정교한 편성 전략을 구사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홈쇼핑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