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달에 간적 없다” 음모론 여전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딛고 난 후 40년 이상이 흘렀지만, 달 착륙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음모론은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다. 달 착륙 음모론의 역사는 1974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빌 케이싱은 ‘우리는 결코 달에 가지 않았다’는 책을 펴냈다. 케이싱은 달에서 찍은 사진에 별이 보이지 않는다거나, 진공상태에서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달 착륙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소련과의 우주 개발 경쟁에서 밀린 미국이 만들어낸 사기극이란 것. 케이싱의 주장은 이후 음모론자들의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

이후 널리 알려진 몇몇 음모론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반박이 이뤄졌다. 공기가 없는 달에서 미국 국기가 흔들리는 것은 일부 연출된 것이긴 해도 달 착륙 조작설의 증거는 아니다. 국기가 축 처지지 않고 잘 보이게 하려고 가로로 막대를 넣었고, 깃발을 꽂을 때의 진동으로 펄럭이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란 것. 또 사람을 찍기 위해 노출과 감도를 맞췄기 때문에 미약한 별빛은 보이지 않는 게 당연할 수 있다. 달에는 태양이라는 조명 하나밖에 없는데 우주비행사와 우주선 그림자가 조금씩 다른 방향이란 지적도 있다. 하지만 울퉁불퉁한 지형에서는 그림자가 다른 방향으로 뻗는 듯 보일 수 있고, 오히려 스튜디오에서 조명 2개를 놓고 찍었다면 그림자도 2개씩 생겼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음모론이 계속되는 데는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도 한몫을 했다. 지난해 7월 나사는 “1970~1980년대 예산부족으로 과거 녹화테이프를 재활용하면서 달 착륙 영상 원본을 실수로 지웠다”며 “전세계를 뒤져 찾아낸 복사본 4개를 모아 디지털로 복원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음모론자들은 “나사가 치명적인 오류를 숨기기 위해 벌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