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도 되기전 ‘황당 空約’ 춤춘다

6·2 지방선거를 90일 남겨둔 4일 아직 정식 후보로 선출되지 않은 여야 각 정당의 출마예정자들이 재정 부담은 고려하지 않고 황당한 각종 선심공약을 남발하고 있어 후유증이 우려된다.

국회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관리대상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기금, 고용보험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것) 적자 규모가 지난해 51조원, 올해 32조원, 2011년 27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국가부채의 규모도 지난해 35.6%에서 내년에는 37.6%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유력 광역단체장 출마예상자들은 재원조달 계획조차 불분명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서울시장 등 광역자치단체 여야 출마희망자들은 경쟁적으로 학교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주당 등 야당이 이번 지방 선거에서 ‘최우선 교육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무상급식의 경우 전국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매년 2조(김성순 민주당 의원 추정)~3조원(김정래 부산교육대 유아교육과 교수 추정)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장에 도전 중인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서울시내 초등학생 60만명에 대한 무상급식 도입을 공약했다. 이계안 민주당 전 의원은 서울시내 초중등생 99만명에 대한 무상급식을 공약했다. 각 후보진영이 자체적으로 추산한 비용만 연간 1900억원(원희룡 안), 3500억원(이계안 안)이 소요된다. 당장 자녀들의 급식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국민들 사이에서 찬성 의견이 많자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도 3일 당정회의를 통해 “전면 시행은 어렵고 점진적으로 확대키로 했다”는 애매한 입장을 내놨다. 무상급식 공약 외에도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은 각종 도로 확장, 관광지 조성, 기업도시 육성 등 각종 개발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원 의원은 엄청난 재원이 소요되는 서울역~용산역 철도구간 지하화를 공약했다.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은 이 경우 약 6조~6조5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이계안 전 의원은 0~5세 아동에게 무상보육을 약속했는데, 자체분석으로만 연간 1조원이 필요하다. 또 경기지사에 도전하는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국립경기대’ 설립을,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는 ‘경기도민은행’ 건립을 각각 약속했다. 심 전 대표는 특히 “경기도내 대학을 통합해 등록금을 반값 이상 낮추고, 10년간 임대주택 2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김세동·조해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