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무교동 꽃잎 다방’ 뮤지컬로 부활

“1970년대의 낭만적인 포크 문화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되살렸어요. 첨단 디지털 시대일수록 LP 뮤직박스 시절의 감성적인 정서를 소중히 떠올리는 분들도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중장년층이 추억여행 콘서트를 통해 새로운 힘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오는 23,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뮤지컬 콘서트 ‘무교동 꽃잎’에 대해 기획자인 가수 신성철(‘소리새’의 리더)은 이렇게 말했다.

이 콘서트에는 송창식, 최백호, 이동원이 참여하고, 듀오 ‘4월과 5월’의 원년 멤버인 백순진·김태풍도 모처럼 재결합해서 노래를 부른다. 신성철과 황영익으로 이뤄진 ‘소리새’도 특유의 감성적인 사랑의 노래를 들려주며, ‘사랑과 평화’ 출신의 최이철이 기타 반주를 맡는다.

이번 콘서트의 제목은 1976년 3월쯤 서울 중구 무교동에서 가수인 고 김정호가 운영했던 통기타 라이브 레스토랑 ‘꽃잎’을 따서 만든 것. ‘꽃잎’에서 연예부장 역할을 했던 전유성도 이번 콘서트에 출연, 1970년대 무교동 시절의 음악동네 분위기를 토크쇼 형식으로 들려준다.

당시 ‘꽃잎’의 연예부장은 가수들의 출연을 관리하는 역할. 전유성이 무명이었던 이문세, 강은철, 남궁옥분, 시인과 촌장 등을 발탁했다는 것이 신성철의 전언이다.

신인이었던 이종용, 이광조, 전인권, 뚜라미 등도 ‘꽃잎’에서 자신의 실력을 선보이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임하룡, 김학래 등은 자신들의 장기인 개그를 보여주기도 했다. 김학래는 이번 콘서트에 뮤직박스 DJ로 나온다.

뮤지컬 형식을 빌린 이번 공연은 동영상을 통해 현재 시점에서 1976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무대를 연다. 이후 전유성과 김학래가 DJ를 보며 무대와 무대 사이를 다양한 이야기로 이끌어 간다.

초대 가수들의 무대는 1970년대에 히트했던 노래들을 위주로 이뤄지며, 가수에 따라서는 1980년대의 노래들도 부르게 된다.

장발 및 미니스커트 단속, 통행금지 등 당시 사회상을 반영한 퍼포먼스와 더불어 트위스트, 고고, 디스코 등으로 바뀌어온 춤 공연도 어우러진다. 뮤지컬 공연 ‘진짜진짜 좋아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서울뮤지컬아트센터 팀의 30여명이 함께 참여, 박진감 있는 무대를 펼친다.

뮤지컬 형식인 만큼 기본적으로 대본에 의해 진행되지만, 객석에서 특별히 요청할 경우 그에 맞춰 공연을 유연하게 진행한다는 것이 주최 측의 계획이다.

16일 오후 리허설에 참여한 최백호는 “이번에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영일만 친구’ ‘낭만에 대하여’ 등 3곡을 부른다”며 “축제 형식의 콘서트가 관객들을 옛 추억으로 이끌며 즐거운 느낌을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1544-1555, 1577-3142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