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도시바, 차세대 원전 공동개발

소프트웨어 개발로 세계 1위 부자가 된 빌 게이츠가 이번에는 신형 원전 개발에 나서 주목된다. 세계 각국이 최근 에너지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원전 건설에 잇따라 나서고 있어 신형 원전 기술을 둘러싼 국제적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3일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일본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업체인 도시바(東芝)와 차세대 원자로 공동개발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자신이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 원자력 벤처회사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신형 원자로에 도시바의 기술을 접목해 핵연료 교환 없이 최장 100년간 연속 운전이 가능한 원자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이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위해 사재를 털어 투자하며, 투자액은 수천억엔에 달할 가능성도 있다.

빌 게이츠와 도시바가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원자로는 ‘TWR’로 불리며, 빌 게이츠가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원자력 벤처 기업인 테라파워가 기본 계획을 설계하고 있다. 현행 원자력발전소의 경수로는 수년 주기로 연료를 교환해야 하지만 이 첨단 원자로는 연료 보급 없이 장기간 운전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한도희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로시스템 기술개발본부장은 “이 시스템은 현재 한국을 비록한 기존 원자력강국이 차세대 모델로 개발중인 소듐냉각구성로 방식에 비해 연속운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 혁신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방식은 핵연료와 원자로를 함께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환경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는데도 아직 이를 해결할 기술은 개발되지 않은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말했다.

김성훈·김창희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