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법무부 등 일부 부처 + 사법부 세종시로”

한나라당 세종시 6인 중진협의체에서 원안대 수정안의 팽팽한 대립구도를 바꿀 수 있는 제3의 절충안이 나와 주목된다. 중진협의체의 권영세 의원은 2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가비상관리기능(emergency)이 있는 경제부처는 서울로 집중하고 (국가중장기 정책추진과 일상관리기능을 가진) 교육과학기술부 등 행정부처와 사법부를 세종시로 옮기자”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는 “총리실과 경제부처는 서울로 집중시키고 교과부·환경부·여성부 등은 세종시로 옮기며 사법부도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중진협의체에 내놓았다”며 “또 독일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수도가 아닌 카를스루에(Karlsruhe)에 시에 두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사법부와 대검찰청·법무부를 세종시로 옮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또한 세종시 추진과 함께 과천의 경제부처는 모두 서울로 옮겨야 행정부가 서울·과천·세종시로 삼분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그동안 친박(친박근혜)계 원안에 가까운 입장으로 분류돼왔기 때문에 권 의원의 새로운 제안은 협의체내 큰 변수로 등장했다. 중진협의체는 친이(친이명박)계 중진 2명, 친박계 2명, 중립 2명으로 구성됐고 중립의 권 의원과 원희룡 의원이 각각 원안 지지, 수정안 지지쪽에 근접한 입장이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범원안 대 범수정안이 3 대 3 균형을 이뤘는데 권 의원의 제안을 친이쪽이 수용할 경우 중진협의체 결론은 범수정안4 대 원안고수 2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친이계의 이병석 의원은 “중진협의체에서 내용상 절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당내에서 제시됐던 진성호 의원안, 김무성 의원 안 등 여러 안을 두루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김 의원 안은 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세종시에 대법원 등을 이전시켜 사법수도를 만들자는 제안이고 진 의원안은 과천의 정부부처들을 서울로 옮기고 교과부 등을 세종시로 이전시키자는 것이다. 친박계의 이경재·서병수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지난 23일 세종시 법안을 제출한 뒤 20일간의 법안 숙성기간이 끝나는 4월10일 이후쯤까지 중진협의체에서 최선을 다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중진협의체 결론 여부와 관련, “ (친박과 당내에서) 당론은 만들지 말고 국회에서 세종시 법안을 표결하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중진협의체에서 내용상 절충안을 내기는 힘들 것”이라며 “제3의 절충안은 논의를 더욱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형두기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