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15일째 - 인양박차>“폭발 이후 침몰까지 고작 3분 걸려 함미쪽 생존 가능성 애초부터 희박”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하는 과정에서 함미쪽 승조원들은 대부분 격실 내에 있다가 폭발 시 심한 충격을 받은 데다 침몰까지 시간이 짧아 탈출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애초부터 함미쪽 승조원의 생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관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군에 따르면 천안함 생존자 58명은 사고 당시 모두 함수쪽에서 근무 또는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반면 실종자 46명(사망 2명 포함)은 전원 함미쪽 격실 내에 있었다. 결국 절단면이 생존과 실종을 가르는 기준선이 됐던 셈이다. 남기훈 상사와 김태석 상사는 함미 절단면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함미쪽에서 구조된 사람이 1명도 없이 실종 또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폭발에서 침몰까지 3분여밖에 걸리지 않아 탈출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군이 공개한 열상감지장비(TOD)를 보면, 함미쪽은 사고 직후 침몰하기 시작해 오후 9시23분39초에 완전히 물속으로 잠겼다. 촬영장비의 시각이 1분40초 늦다는 군의 설명을 감안하면, 함미쪽은 사건 발생 3분22초만에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반면 함수쪽은 완전 침몰까지 2시간42분이나 걸려 탈출을 위한 충분한 여유가 있었다.

사고 당시 순식간에 벌어진 충격도 승조원들이 곧바로 탈출할 수 없었던 이유로 꼽힌다. 함수쪽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고 충격은 몸이 공중으로 붕 떴을 정도로 컸고,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정전으로 인해 출입문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함미의 침몰시간을 감안하면 함미쪽 승조원들이 탈출을 시도했을 때는 선체는 이미 가라앉는 중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해군 관계자는 “해난구조대원과 같이 고도로 훈련된 요원들이 아니면 침몰 함정에서 탈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특히 함미가 가라앉은 지점은 5.5기압에 달해 외부로 빠져나오더라도 신체가 적응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영출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