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15일째 - 인양박차>오전 바람·파도 잠잠… 90㎜ 쇠사슬로 ‘함수’ 결박 시도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15일째를 맞은 9일 오전 인천 옹진군 백령도 장촌포구 앞바다. 물살 속도가 가장 느린 ‘조금’ 기간이 이날로 끝나 천안함 함수와 함미 인양 작업을 맡은 민간 업체들과 군 관계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로 전날 작업을 중단한 데다가 이날도 밤부터 날씨가 흐려지고 유속도 빨라질 것이란 예보가 있어 마음은 더 급할 수밖에 없었다.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를 피해 8일 인근 대청도로 피항했던 인양 작업 선단은 이날 오전 천안함 침몰 해역으로 다시 모였다. 민간 업체 관계자들은 이날 새벽부터 작업선에서 파도와 바람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렸다. 조금 기간이 끝나기 전에 인양 작업의 핵심이랄 수 있는 ‘함체 쇠사슬 결박’에 상당한 진척을 이루지 못할 경우 함체를 언제 물 위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기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날 오전 6시쯤부터 바람이 잦아들고 파고도 낮아지기 시작했다. 백령도 현지 기상대는 천안함 침몰 해역이 이날 맑거나 약간 흐린 가운데 바람이 초속 7~11m로 불고 파고가 1~1.5m 수준일 것으로 예보했다.

이날 함수 침몰 해역에서는 함체 인양을 위해 쇠사슬로 선체를 묶는 작업이, 함미 침몰 해역에서는 쇠사슬을 선체 하부로 관통시키기 위한 굴착 작업이 각각 진행됐다.

특히 함수 부분 인양을 맡은 해양개발공사 측은 8일에도 함체를 쇠사슬로 묶는 작업을 시도했으나 오후 들어 기상 상태가 나빠지면서 눈물을 머금고 돌아서야만 했다. 이날에는 함수 하부에 설치해 놓은 2개의 쇠줄을 굵기 90㎜의 쇠사슬로 교체하는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작업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이후에는 한결 작업이 수월해진다. 해상 크레인으로 미리 묶어놓은 쇠사슬을 잡아당겨 함체를 살짝 들어올린 뒤 나머지 쇠사슬을 묶을 수 있다. 전중선 해양개발공사 사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파도가 다소 높아 작업에 어려움이 있지만 함체 결박 작업을 빨리 마무리짓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체 및 인근 해저 지형 탐색을 마친 함미 부분에서는 이날부터 쇠사슬 결박을 위한 굴착 작업이 본격화된다.

채현식기자 hscha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