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응으론 신뢰추락 못막는다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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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최근 제기된 부산 경남지역 검사 향응 제공 및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민간인을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은 ‘무대응’ 원칙만으로는 검찰의 신뢰 추락을 더 이상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 조속한 진상규명에 나선 검찰 = 검찰은 21일 오전 김준규 검찰총장 주재로 비상 간부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 대응책을 논의했다. 그 결과 민간인을 위원장으로 하는 8~9명 규모의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조사에 착수키로 결정했다. 당장 감찰에 나서기보다 진상규명 쪽을 택한 것은 의혹에 대한 사실 확인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은 민간인을 위원의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해 ‘제 식구 봐주기 조사’라는 의혹도 사전에 차단했다. 위원들의 면면도 관심을 끌 전망이다. 친검찰 성향 인사로 채워질 경우 ‘봐주기 조사’ 논란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진상규명위가 가동되면 이번 사건에서 의혹에 휩싸인 검사장 2명과 의혹을 제보한 건설업체 전 사장 정모씨, 술집 종업원, 방송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허위 사실로 밝혀질 경우 즉각 명예훼손 소송에 나서야 한다는 ‘강경 대응 기류’도 흐르고 있어 주목된다.

◆ 전·현직 검사 57명 비리의혹 연루 = 경남지역 건설업체 대표 정모씨는 20일 오후 MBC ‘PD수첩’에서 현직 검사장 2명이 부산지검에서 부장검사로 재직할 때 수차례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2009년 3월 말에는 창원지검 차장으로 부임한 한승철 감찰부장과 부장검사 2명에게 술을 샀고 이 중 부장검사 1명에게는 성접대를 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1984년부터 20여년간 용돈과 택시비, 전별금 등 다양한 돈을 검사들에게 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역 검사장 2명은 향응·접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정씨는 지난 1993년 해촉될 때까지 경남지역 갱생보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검사들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검사들에게) 극진한 대접을 했는데 내가 어려울 때 전화 한 통 온 적 없다”면서 “인간적 배신감을 느껴 왔다”고 밝혔다.

권로미·김백기기자 ro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