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못한 6人 수병’ 진달래빛 눈물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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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진행된 천안함 함수에 대한 수색에서도 6인의 실종장병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천안함 전사자 가족협의회는 25일 오후 2시부터 5일에 걸쳐 ‘해군장’으로 전사장병들의 장례일정으로 시작하기로 했지만, 아직 귀환하지 못한 6인의 실종장병들은 추가 수색에서도 시신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유품으로 장례를 치르게 된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이창기(41) 원사, 최한권(38) 상사, 박경수(29) 중사, 장진선(22) 하사, 강태민(21) 일병, 정태준(20) 이병 등 6인의 실종장병들을 되돌아본다.

◈ ‘해군장병 표상’ 이창기 원사

실종자 중 최고 선임자인 이창기 원사는 1970년 경기도 양평군에서 태어나 인하공전 전산과를 졸업하고 1990년 해군 부사관 126기 전탐하사로 임관했다.

백구-82함, 속초함, 제주함 등을 거쳐 2009년 2월 천안함에 부임했다.

이 원사는 군 복무 중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해 해군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2회에 걸쳐 함대사령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1999년 제1연평해전에서는 속초함 전탐사로 참전, 전투유공 표창을 받는 등 모든 해군장병의 표상으로 자리잡았다.

새로운 지침이 나오면 누구보다 먼저 공부해 승조원들이 해야할 일을 명확히 제시했으며, 각종 훈련시에는 주야 구분 없이 끊임없이 교육과 훈련에 임했다고 동료장병들은 전하고 있다.

이 원사의 가족들은 “원래 함선 끝에 갈 일이 없다고 했었는데 아마 부하들을 구하러 함미에 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이 원사의 형도 “동생이 직업 군인이 된다고 했을 때 불안정한 바다를 직장으로 삼는 게 걱정스러웠다”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말릴 걸”이라고 때늦은 후회를 했다.

가족으로 부인과 1남이 있으며, 이 원사의 결혼식 주례는 최원일 천안함 함장이 본 것으로 알려졌다.

◈ 해군전기직별 엘리트 최한권 상사

최한권 상사는 1972년 충남 홍성 출생으로 인천폴리텍대학교를 졸업한 뒤 1992년 해군 부사관 136기 전기하사로 임관, 참수리-339호, 전남함 등을 거쳐 2009년 2월 천안함에 부임했다.

천안함 전기장으로 부임 후 맡겨진 업무와 장비에 대한 애착으로 평소 완벽한 정비업무를 수행해왔다는 평을 받았다.

군 관계자는 “최 상사로 인해 많은 함수 생존자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비상조명 등의 불빛을 보며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상사는 특히 임관시 참모총장 우등상 등 다수의 표창을 받은, 매사에 적극적이고 솔선수범하는 모범적인 군인이었다.

전기직별과정을 1등으로 수료하는 등 해군전기직별의 엘리트로 통했다.

많은 부사관들은 “효심이 지극한 최 상사를 존경했다”며 “최 상사 같은 부사관이 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가족으로 어머니와 부인, 1녀가 있다.

◈ ‘제2연평해전 영웅’ 박경수 중사

1981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난 박경수 중사는 삼일공고를 졸업하고 2001년 해군 부사관 188기 보수하사로 임관 후 참수리-357호정, 전남함 등을 거쳐 2009년 6월 천안함에 부임했다.

해군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2007년 전남함장 표창을 수상했다.

특히 2002년 제2연평해전에서는 참수리-357 보수사로 참전, 국무총리 전투유공 표창을 수상하는 등 ‘우수군인’이었다.

박 중사의 부인은 “남편이 제2연평해전 당시에도 총탄을 맞아 부상당했었지만 그런 사실도 모른 채 전투에 임했던 ‘참군인’이었다”며 끝내 희망을 놓고 있다.

2004년 혼인신고를 해 초등학교 1학년생인 딸을 뒀지만, 결혼식을 못 올려 결혼 10주년인 올해에는 꼭 웨딩드레스를 입혀주겠다던 남편이었다.

부대 동료들은 “그런 경험(제2연평해전)을 하면 보통 제대하거나 다시 배를 타지 않는데 박 중사는 선배들과 가족들의 격려와 도움으로 두려움을 극복했다”며 “늘 웃는 표정의 ‘분위기메이커’였다”고 안타까워했다.

가족으로 부인과 1녀가 있다.

◈ “부임 한달 만에…” 정태준 이병

정태준 이병은 1990년 부산에서 태어나 동의과학대 전기과를 휴학하고 2009년 해상병 562기로 입대, 2010년 2월 천안함으로 부임했다.

부임한 지 1개월여만에 비극적인 사고를 당한 정 이병은 직무를 배우고자 하는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가득했던 모범장병이었다.

천안함 전기병으로 부임한 정 이병은 대학에서 배운 전공분야의 능력을 100% 발휘했으며 군 복무 도중 전문성을 키우고 싶어 했다.

배멀미를 하면서도 자신이 맡았던 함 전반의 형광등점검 및 교체업무를 완벽히 완수하는 대원이었으며, 본인보다도 동료를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 많은 수병이었다.

집에서는 어려운 집안형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대학 등록금도 아르바이트로 충당하는 효자였다.

정 이병은 넉넉지 않은 형편에 지난해 어머니가 가슴에 종양이 생겨 큰 수술을 받아 전세금 일부를 수술비로 사용하게 되는 등 어려움을 겪게 되자 입대를 결심했다.

정 이병은 “복무기간이 길다”며 해군 자원을 말린 가족들을 “전공을 살려 배에서 전기관련 일을 하면 아무래도 제대 후 자격증을 취득하고 일자리를 구하는데 좋지 않겠느냐”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으로 부모와 여동생이 있다.

◈ 뭐든지 신속·완벽…장진선 하사

장진선 하사는 1988년 강원도 동해시에서 출생, 한국항공전문대 재학 중 2008년 해군 부사관 221기 내기하사로 임관한 뒤 2009년 5월 해군2함대 천안함으로 부임했다.

평소 묵묵히 자신의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했으며 자기발전을 위해 소형선박 조종사 등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는 등 모범적인 군 생활로 해군장병들이 귀감이 돼 왔다.

특히 부여받은 임무에 대해서는 항상 신속하고 완벽하게 처리해 선배들에게 인정받았다. 자원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범적인 부사관이었다.

장 하사의 고3 담임을 지낸 박동호 교사는 “생환하기를 간절히 바랐는데 학교 전체가 침통한 분위기”라며 “학창시설 장 하사는 교우관계가 원만하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명랑한 학생이었다”고 기억했다.

가족으로 부모와 여동생이 있다.

◈ ‘육상근무 거절’ 강태민 일병

강태민 일병은 1989년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나 홍익대 조선해양공학과를 휴학하고 2009년 해상병 555기로 입대, 2009년 7월 천안함으로 부임했다.

가스터빈병으로 해박한 지식을 보유해 동료 장병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

특히 강 일병은 함정근무 6개월이 경과해 육상부대로 전출이 가능함에도 “가족같은 분위기의 천안함이 좋다”며 함장에게 잔류 요청을 했던 것으로 전해져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한 가족은 “태민이가 대학에서 조선해양공학을 전공할 정도로 유독 배를 좋아했다”면서 “배가 좋아서 아직 안 나오는 건지”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가족으로 부모와 남동생이 있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