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국민의선택’>보수 흩어지고… 진보 뭉치고… 젊은층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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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는 국민들은 한쪽으로 힘이 쏠리는 것보다는 견제와 균형을 원한다는 ‘선거의 공식’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계기였다.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인해 여당인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날 것이라던 여론조사 기관과 전문가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오히려 선거전 막판 여권의 독주에 대한 견제심리가 강하게 작동했다.

분열과 공천 갈등을 노정했던 한나라당은 전통적인 강세지역조차 야당에 내주는 쓰라림을 맛봐야 했다.

① 중앙정부 견제심리… 여권 압승 움직임에 제동

이번 ‘6·2지방선거’에서 나타난 큰 특징중의 하나는 국민들의 견제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라는 여권의 호재에도 불구, 야권의 승리라는 선거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안보의식 부족 때문이 아니라 여권 압승 움직임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박찬욱(정치학) 서울대 교수는 “천안함 침몰사건의 와중에도 선거결과가 여당 패배, 야당 승리로 나왔다고 해서 국민들의 안보의식이 약해졌다고 판단해선 안된다”며 “안보이슈는 지방선거를 결정적으로 좌우할 이슈가 아니였다는 것이며 유권자인 국민은 안보정국 속에서도 의연한 태도로 투표에 임했다고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은 결국 이번 지방선거를 2년반 동안의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로 인식했고 강한 견제심리가 발동, 야당이 주장하는 정권심판 이슈에 동의해 표를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권이 압승할 것이라는 여론조사에 대한 반발이 이번 선거 결과로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기정(국제정치학) 연세대 교수는 “여론 조사가 부정확한 데도 불구하고 (여론 조사가) 발표되고 나면 반대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단결하는 현상이 있다”며 “지속적으로 여당이 유리한 여론조사에 대한 반발 심리가 결집돼 선거에 그대로 나타났다고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능구 e윈컴 대표도 “전화 여론조사가 심하게 널뛰었지만 한나라당이 이길 것이라는 결과가 계속 나왔고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았던 숨어있는 10%와 그 이상이 견제를 위해 표심을 행사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에 대한 홀대론 등 정부 정책에 대한 반발도 견제심리의 한 축이 됐다는 견해도 있다. 안부근 디오피니언 소장은 “4대강 사업 등 정책에 대한 불만, 세종시 문제 등에 따른 홀대론 등이 힘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세련된 중도층의 아성이 서울인데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가진 중도층이 견제와 반발 심리를 모아 민주당에 대해 지지를 보내 야당의 대약진이라는 선거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

② 보수의 분열… 보수진영 자만… 후보 난립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데는 ‘보수의 분열’도 적잖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명박 대통령의 50%를 넘나드는 지지율과 천안함 침몰 사건에 기대, 한나라당 등 보수진영은 선거 결과를 안이하게 보고 후보들이 난립한 반면 민주당 등 야권은 위기감을 느껴 전국 곳곳에서 후보단일화를 이뤄냈다.

한나라당의 고질적인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간 계파갈등도 선거패배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박 전 대표는 거듭되는 당 지도부의 선거지원 요청을 뒤로하고 선거기간 내내 자신의 대구 달성지역구에 칩거, 달성군수 선거지원에만 집중했다.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대거 패배하거나 고전한 배경에는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이 상당수 투표에 불참한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핵심 인사들의 “수도권에서 승리하면 세종시 수정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힌 게 ‘친박근혜” 성향의 유권자들을 자극, 투표에 불참하게 만들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경남도지사 선거에선 친박 김태호 지사가 불출마하고, 친이계 핵심인물인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낙하산 공천을 받아 내려온 데 대한 친박계 의원들과 친박근혜 성향 유권자들의 불만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도 보수성향 후보들의 분열에 기대, 호남 3곳은 물론 서울·경기·강원 등 주요 지역에서 진보성향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 안병진(정치학) 경희사이버대학 교수는 “보수의 분열이 가장 어리석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분열을 봉합하지 않는 한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어두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서울tl교육감에 곽노현 후보가 당선된 것도 여권분열의 어부지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능구 e윈컴 대표는 “한나라당은 분열되고, 야권은 연대해서 출마하는 등 결국 구도에서부터 여당이 지고 들어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인 물갈이 공천이 아니라 전략공천을 하는 식으로 가다 보니 현역 기초단체장들이 무소속으로 대거 출마하지 않았느냐”고 덧붙였다.

박찬욱(정치학)서울대 교수는 “천안함 침몰사건이 안보정국을 형성, (정권심판론 등 야권의) 지방선거 이슈를 압도하면서 보수층이 방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

③ 北風의 역풍… 안보정국속 의연했던 유권자

‘6·2지방선거’의 최대 이슈는 누가 뭐래도 천안함 침몰사건이었다. 지난 3월26일 사건이 발발한 뒤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한 뉴스는 다른 이슈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 그러는 사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나라당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는 ‘북풍’(북한 바람)을 예상했고, 실제로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이를 입증하는 증거자료가 됐다.

특히 지난 5월20일 공식 선거운동 개시된 뒤 24일 민관합동조사단의 발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로 이어진 강경한 안보정국 속에 한나라당 후보들은 야권 후보들을 크게 앞서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지방선거 결과는 정반대였다. 한나라당에 ‘사실상 패배’라는 결과를 안긴 이번 선거를 놓고 전문가들은 ‘북풍의 역풍’ 이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박찬욱(정치학) 서울대 교수는 “천안함 침몰사건의 와중에도 선거결과가 여당 패배, 야당 승리로 나온 것은 유권자들이 안보정국 속에서도 의연한 태도로 투표에 임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설령 여당이 패배했다고 해서 국민들의 안보의식이 약해졌다고 판단해선 안된다”면서 “안보이슈는 지방선거를 결정적으로 좌우할 이슈가 아니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기정(정치학) 연세대 교수는 “천안함 침몰사건이 지닌 국가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부와 여당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보였기 때문에 국민들이 표로 견제한 것”이라며 “유권자들의 ‘북풍’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데 대해 견제심리를 가질 만큼 안보문제에 대한 민감성이 둔화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병진(정치학)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해봐야 하겠지만, ‘천안함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안보 이슈는 평화 이슈와 결합돼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긴장이 조성되면 역풍이 불게 마련”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보수층이 나름대로 결집했겠지만, 그보다 더 강하게 젊은층이 평화라는 이슈속에 동원됐다”고 말했다.

오승훈기자 oshun@munhwa.com

④ 친노세력 존재 확인… 안희정·이광재·김두관

‘더 이상 폐족(廢族·조상이 큰 죄를 짓고 죽어 벼슬을 할 수 없게 된 족속)은 없다.’

한때 현실 정치권에서 완전히 추방된 것으로 치부됐던 이른바 ‘노무현의 사람들’이 ‘6·2지방선거’를 통해 대거 부활했다. 그것도 광역단체장만 3명이 배출됐다.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한명숙)과 경기도지사(유시민) 선거에선 분루를 삼켰지만, 전문가들은 친노(친노무현)그룹이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적 복권’을 넘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한다.

가장 두드러지는 성공을 거둔 친노 인사는 안희정 충남도지사 당선자,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 등 3명이다.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안 당선자와 이 당선자는 ‘좌(左) 희정, 우(右) 광재’로 통할 만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였다. 김 당선자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리틀 노무현’으로 통할 만큼 노 전 대통령과 가깝고 정치역정도 많이 닮았다. 이들 모두 ‘차세대 주자’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당선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한명숙, 유시민 후보와 김정길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도 선전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경기 부천시장)을 비롯, 김성환(서울 노원구청장), 김영배(성북구청장), 차성수(금천구청장) 당선자 등도 친노그룹으로 분류된다. 김맹곤 경남 김해시장 당선자도 노 전 대통령의 고향에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에 즈음한 노풍(노무현 바람)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독주를 우려하는 야당 지지층과 중도층의 견제심리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능구 e윈컴 대표는 “그동안 이들의 분노를 대변할 만한 세력이 없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후보단일화를 이루면서 이른바 ‘촛불 세력’이 다시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찬욱(정치학) 서울대 교수는 “이번 선거를 통해 친노·진보세력이 존재감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중도층이 진보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병진(정치학) 경희사이버대 교수도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약진한 데에는 중도층의 강한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

⑤ 등 돌린 ‘與 텃밭’… 강원·경남·충청 패배

‘6·2지방선거’는 정치관성과 지역 구도에 안주해 있던 여야 정치권에 엄중한 ‘경고장’을 보냈다. 한나라당은 텃밭이라고 여겼던 강원·경남의 광역단체장 자리를 이광재 민주당 후보와 야권단일후보인 김두관 무소속 후보에게 내줬다. 민주당(열린우리당, 국민회의 시절 포함)이 두 지역에서 도지사를 배출한 것은 지방선거 역사상 처음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경남에서 유일한 민주당 소속의 시장이 탄생했다. 김맹곤 민주당 김해시장 후보가 여권표를 나눠가진 박정수 한나라당, 김종간 무소속 후보를 누르고 16년간 이어진 ‘한나라당 아성’을 깼다. 김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노풍’의 진원지이기는 하지만, 오랜 정치관성을 부쉈다는 점에서는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충청권에서도 4년 전 대전과 충남·북 등 충청권을 석권했던 한나라당은 ‘세종시 표심’에 밀려 이번 선거에서 3곳 모두 야당에 내줬다. 충남·북에선 민주당 안희정·이시종, 대전에서는 선진당 염홍철 후보가 각각 도지사·시장에 입성했다.

이들 모두 세종시 원안 사수가 최우선 공약이었다. 대전·충남을 기반으로 충청권 맹주를 자임해온 선진당은 대전 1곳을 차지하는 데 그치면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당선에는 못미쳤지만, 선전을 펼치며 지역 정서를 뒤흔든 곳도 많았다. 부산시장 선거에선 허남식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김정길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이 44.5%를 기록했다. 민주당 후보가 부산에서 40% 이상의 득표율을 올린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민주당은 텃밭인 전남(박준영)·전북(김완주)도지사 선거에서 예상했던 대로 당선자를 냈다. 하지만 이들과 대결을 펼친 한나라당의 정운천(18.2%)·김대식(13.4%) 후보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처음으로 10%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정당과 지역정서를 짝짓는 ‘지역 독주체제’에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박찬욱(정치학) 서울대 교수는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낙선한 것은 여러 문제가 겹쳤기 때문”이라면서 “지역 정서나 지지관성에 젖은 선거는 더 이상 안된다는 뜻이자, 텃밭에서도 후보의 인물평가는 물론 공천과정, 국정평가가 선거의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오승훈기자 oshun@munhwa.com

⑥ 20~30대 막판 몰표… 트위터로 투표 독려 글

‘6·2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젊은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투표권 행사였다.

이는 지난 2002년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이른바 ‘노풍(盧風)’을 연상시킨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번 지방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54.5%. 2006년 ‘5·31지방선거’ 당시 51.6%보다 3%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68.4%를 기록했던 지난 1995년 첫번째 지방선거 이후 15년 만에 최고 수준.

2일 오전만 해도 전체 투표율은 2006년 당시보다 다소 낮았다. 당초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당이 압도적으로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한나라당 지지세력이 많은 고령층들이 오히려 투표에 나서지 않았고, 젊은층들도 ‘표심’ 행사를 주저했다는 점을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오전까지의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발표했던 한 방송사의 출구조사에선 여당의 압승이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투표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결국 15년 만에 최고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박찬욱(정치학) 서울대 교수는 “지난 지방선거나 총선보다 투표율이 높았다면 젊은층의 투표가 늘어났다는 것이고, 결국 이는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정권에 대한 견제심리가 젊은층에서도 형성돼 투표장으로 발길을 모으게 했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젊은층들에게 이른바 ‘제2의 노풍’을 일으킨 힘은 무엇이었을까. 전문가들은 일등공신을 소셜 네트워크 미디어 서비스(SNS)로 불리는‘트위터’로 꼽고 있다. 젊은층들에게 인기가 높은 문화 예술인들과 연예인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트위터에 젊은 층들의 적극적인 투표 행사를 독려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던 것. 지난 2002년 대선에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노풍을 일으켰던 것처럼 이번엔 트위터가 선거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셈이다.

무려 16만여명의 ‘팔로워(트위터 가입 회원)’를 둔 소설가 이외수씨는 트위터에 “투표 안하고 놀러가겠다는 사람들에게 썩소(썩은미소)를 날리며 귓속말로 한마디만 해주고 싶다. 투표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라며 “특히 젊은이들에게 2일 아무리 날씨가 좋아도 투표하고 놀러가라”는 글을 직접 올렸다.

일부 연예인들도 투표를 한 뒤 기념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

⑦ 무소속 돌풍… 중앙당 낙하산 공천 실패

‘여야 텃밭 지역에서의 이변 속출’과 ‘무소속 돌풍’. 이는 ‘6·2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이 정당 중심이 아닌 인물 중심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낙하산’을 타고 떨어진 후보, 제대로 준비 안한 후보는 텃밭에서도 당선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입을 모은다.

인물 중심 투표가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사례는 경남도지사, 제주도지사 선거 등이다.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이달곤 한나라당 후보가 아닌 김두관 무소속 후보를 선택했다.

이 지역이 전통적인 한나라당 텃밭이고 이 후보가 이명박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할 정도로 중량감 있는 인사임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놀라운 결과다.

제주도지사 선거에선 한나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지만 무소속 후보가 1·2위를 휩쓸었다.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무소속 돌풍은 확인됐다. 특히 여야의 텃밭 지역에서 무소속 돌풍이 거셌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영남권의 경우 ▲부산 동구 박한재, 기장 오규석, 연제 이위준 ▲대구 달성(군) 김문오, 서구 서중현 ▲울산 중구 조용수 ▲경북 영양 권영택, 영주 김주영, 문경 신현국, 울진 임광원, 칠곡 장세호, 경산 최병국 ▲경남 의령 권태우, 통영 김동진, 함양 이철우, 남해 정현태, 함안 하성식, 합천 하창환 후보 등이 당선됐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도 ▲광주 서구 전주언 ▲전북 김제 이건식 ▲전남 여수 김충석, 순천 노관규, 신안 박우량, 광양 이성웅, 화순 전완준, 곡성 허남석, 강진 황주홍 후보 등이 당선됐다.

이에 대해 안부근 디오피니언 소장은 “무소속 돌풍이 분 곳은 대부분 공천 잡음이 일었던 곳”이라며 “지역 정서를 무시하고 중앙당 차원에서 ‘낙하산 후보’를 내려보낸 게 패인이었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경남도지사 선거의 경우가 ‘낙하산 후보’ 실패의 단적인 사례”라며 “아무리 텃밭이라도 오랫동안 준비하지 않은 후보는 당선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찬욱(정치학) 서울대 교수도 “여야의 오만한 공천이 민심의 반란을 부른 것”이라며 “이는 각 당 공천이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안병진(정치학)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민주당이 구청장을 휩쓴 이번 선거에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 것도 인물 중심 투표 성향을 보여준다”며 “기초단체장 차원의 무소속 돌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