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할머니 건강비결… 일상의 무기력 깨는 흥분·활력의 유쾌함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월드컵 대표팀이 8강 문턱에서 도전을 멈췄지만 아직도 대다수 국민은 16강 진출 당시의 감동 속에 좀 더 머무르며 그 행복감에 빠져 있고 싶어 한다. 그때의 감동은 일상 속에서 무기력해져 있던 우리에게 흥분과 활력을 되찾게 해줘 더없는 즐거움으로 이끌어준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스트레스 관리는 무척 중요하다. 스트레스는 암을 비롯한 각종 심뇌혈관질환 및 노화의 중요한 원인인자이기에 스트레스를 잘 극복하고 유쾌한 감동 속에 살아가는 것은 최고의 건강비결임에 틀림없다.

2주 전 70세 노모를 모시고 한 중년 남성이 진료실을 방문했다. 도통 시무룩한 표정으로 기억력마저 가물거리며 의욕 없이 지내는 자신의 어머니가 혹시 치매는 아닌지 걱정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의 어머니는 치매가 아닌 우울증 초기에 해당됐다. 2년 전까지 서울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심히 청소일을 하며 동료들과 나름대로 즐거운 직장생활을 해오다가 정년퇴직 후 직장에 다니는 아들 대신 홀로 집을 지키면서 사는 게 재미없고 무료하다는 생각이 커져갔고 나아가 가사일에 집중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건망증도 심해졌던 것이다.

나는 우울감 때문에 무기력하게 지내는 환자에게 교회나 경로당에서 적극적으로 다른 어르신들과 어울릴 것을 권유했다. 또한 아들에겐 홀로 집을 지키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어머니의 상황을 좀 더 세심하게 살펴드릴 것을 주문했다. 어르신들이 경로당에 모여 유쾌하게 즐기는 고스톱이 과연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자칫 우울해지기 쉬운 노년의 삶에서 적극적인 대인관계를 이끌어내 활력을 제공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에는 반대하는 이가 없을 것이다.

고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박중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