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공무원은 지금 ‘패닉’>권력 변화 市·道 ‘좌불안석’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직원들이 서울 종로구 신문로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신창섭기자

‘6·2지방선거’를 통해 단체장들이 바뀐 전국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진보성향의 야권 후보들이 단체장과 지방의회에 대거 진출하면서 지자체마다 인사, 정책, 조직 및 운영 등 거의 모든 면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 인사 혼란 = 경남의 경우 야권 단일후보로 당선된 김두관 도지사가 지방 공동정부 구성을 위해 농민운동가 출신인 강병기(50)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농민위원장을 정무부지사에 내정하면서 공무원들 사이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도지사와 정무부지사가 모두 농민운동가 출신이라 기업인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인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이번 인사의 원칙이 후속인사에 그대로 반영될 경우 가히 ‘인사태풍’이라고 부를 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겠느냐”며 “대다수 공무원들이 향후 인사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전했다.

경기도의 경우 도지사는 재선됐지만 산하 기초단체장들이 대거 바뀌면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기초단체장들이 부시장, 부군수 임용을 둘러싸고 도의 부단체장 임명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는 지자체 간 인사교류 활성화를 위해 이달부터 4~6급 공무원의 20%를 3년 단위로 지자체 간에 교류하기로 했으나 민주당 소속 모 기초단체장은 부단체장 인사와 관련, 도의 이같은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으며 이같은 입장이 다른 시·군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정책 혼란 =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4대강 공사 중단공약과 관련, 충남도와 금강살리기 사업이 진행 중인 해당 지역 시·군의 정책혼선도 깊어지고 있다.

안 지사와 달리 공주·부여·연기 등 금강살리기 사업의 핵심 지역 단체장들은 “사업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와 관심이 크다” 는 등의 이유로 사업 찬성이나 조건부 찬성하고 있어 공무원들이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염홍철 대전시장이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서남부권 호수공원 사업도 보상비만 15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도시철도 2호선 사업 역시 천문학적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공무원들은 시 재정의 건전성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 조직 및 운영방식 혼란 = 진보성향의 단체장이 당선된 지역의 경우 인수위원회에 시민·환경단체 관계자들이 대거 포함된 데 이어 이달 중 출범 예정인 민주도정협의회 등 다양한 형태의 협의회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 등 시민·환경단체들이 지자체의 행정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경남도 한 공무원은 “시민·환경단체의 입김에 따라 도의 운영방식, 도시계획과 환경 관련 정책 기조 등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기존 조직의 규모(10개 실·국)는 그대로 두되 내용적으로 완전히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제산업국은 경제산업정책실로, 문화체육정책실은 문화관광체육정책실로 바뀌는 등 기존 조직들의 기능이 보강되거나 확대 개편된다.

이에 대해 시 공무원들은 “강 시장의 새로운 비전을 이해하지만 각종 업무의 실·국간 이동 등으로 공무원들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상원기자 y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