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앤 조이>[AM7] 박해일 “류해국과 닮았대서 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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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해일(33)이 자신과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연기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박해일은 AM7에 연재중인 만화가 윤태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이끼’에서 주인공 유해국을 연기했다.

‘이끼’는 비밀스런 마을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한 한 노인의 아들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물이다.

유해국은 의절한 채 지내온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이 마을에 내려와 마을을 들쑤셔놓는다. 정재영이 이장 천용덕 역을 맡았으며, 유해진, 김상호, 김준배, 유준상, 유선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개성있는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표현해냈다.

이 영화는 ‘충무로 승부사’ 강우석 감독의 17번째 연출작으로 박해일은 이 영화를 통해 강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원작 속 캐릭터와 이미지가 닮아 있는 박해일의 캐스팅은 만화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그는 이 점이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털어놓았다.

“만화에 나오는 유해국과 제가 닮았다는 말이 많은데, 그건 배우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아요. 그동안 제가 연기해온 인물들과는 다른 역할이었어요. 보여지는 이미지만큼 내면의 느낌도 나와줘야 하잖아요. 겉은 닮았는데 전혀 다른 캐릭터가 보여지면 튈 수 있죠. 하지만 강 감독님이 조율을 잘 해주셔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박해일은 이 작품의 영화화가 결정되기 전에 원작을 봤고, 강 감독에 대한 신뢰로 출연을 결정했다.

“원작을 본 후 만화가 윤태호씨를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윤 작가께서 류해국 이미지가 모호할 때 제가 연기했던 ‘질투는 나의 힘’의 이원상을 떠올렸다고 했어요. 저야 고마웠죠. 그리고 며칠 있다 시네마서비스에서 시나리오를 보내왔고, 다음 날 강 감독님이 전화를 해서 ‘이 영화 하자’고 하셨어요. 조금 당황스러워서 ‘하루만 시간을 달라’고 했더니 ‘하기 싫은 거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정확하게 하루 생각해보고 다음 날 결정했어요. 저는 주로 신인 감독이나 2~3편 정도 연출한 감독들과 작업을 해왔어요. 강 감독님처럼 경험이 많은 분과는 처음이었죠. 새로웠고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원작이 있는 작품을 처음 연출한 강 감독은 원작과의 차별화와 빡빡하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유머를 넣어야 한다는 고민으로 촬영 내내 두통약을 달고 살았다. 박해일도 강 감독과 고통을 함께 했다.

“감독님이 현장에서도 많이 힘들어하셨어요.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영화적으로 재탄생시켜야했고, 또 긴 원작을 압축해야 한다는 부담도 컸던 것 같아요.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의견을 들은 후 판단하는 과정이 이어졌어요. 저는 새로운 연출 스타일과 만나는 경험을 했죠. 강 감독님께서 전작들과는 다른 분위기로 집중한 작품이고, 그런 노력으로 ‘강우석식 유머’가 풍성한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요.”

대학로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선배들과 함께 하며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 했다는 그는 흥행에는 큰 욕심을 나타내지 않았다.

“색깔이 명확하게 센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팽팽하게 대치해야 했어요. 유해국은 관객의 시선 역할도 해야해서 제가 밀리면 관객도 같이 밀리게 되죠. 남성적인 느낌으로 밀어붙였어요. 개인적인 바람은 이 영화를 통해 관객과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흥행의 맛도 보고 싶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글·사진=김구철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