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 산책>박 회장은… 25년 은행원에 10여년 공직 “일에 미쳐 있던 행복한 시절”

박승복 회장이 샘표 경영을 맡은 것은 지난 1976년. 그 이전 박 회장은 은행원으로서, 또 공직자로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상업학교를 졸업하고 당시 수재들만 모인다는 한국식산은행(한국산업은행의 전신)에 입행한 그는 총재의 꿈을 키우며 25년간을 은행원으로 지냈다. 지난 1959년 우연한 기회에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박 회장은 재무부 기획관리실장,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등을 역임했으며,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을 지내며 10여년간 세분의 국무총리를 모셨다. 공직에서 보낸 이 기간을 박 회장은 “항상 일에 미쳐서 지냈던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회상한다.

부친의 뒤를 이어 박 회장은 오늘의 샘표를 만드는 기반을 탄탄하게 쌓아올렸다. 지금은 장남인 박진선 사장이 1997년부터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로서의 박 사장 점수를 매겨달랬더니 “90점 이상”이라고 말한다.

샘표 회장 외에 지금도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 한국위원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27개 조직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는 ‘가장 존경 받는 기업상’ ‘경제정의기업상’ 등 숱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그가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는 좌우명은 ‘최선을 다하자’.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삶에서 중요한 것은 빨리 달려가서 1등을 하는 게 아니라 비록 멀리 돌아가더라도 제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1922년 함경남도 함주 출생 ▲함흥공립상고 졸업 ▲한국식산은행 근무 ▲재무부 총무과장·기획관리실장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국총회(국무총리실 출신자 동우회)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 ▲한국식품공업협회 회장 ▲샘표식품 대표이사 사장·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