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유명환 장관의 外交觀… 외교는 ‘심각한 비즈니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장관 공관 앞마당에서 “외교관들이 뺀질뺀질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웃고 있다. 김연수기자 nyskim@munhwa.com

관가에서 외교관은 ‘뺀질뺀질한 신사’로 통한다. 깔끔한 와이셔츠에 멋을 부린 슈트를 갖춰 입고 와인을 마시며 ‘세계’를 논하니 그럴 만도 하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 같은 세간의 인식을 잘 알고 있었다.

“외교관들이 뺀질뺀질하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런 게 아닙니다. 국가 안보 문제를 다루고, 전쟁과 평화를 이야기하다 보니 솔직히 말을 못하고 돌려서 말한다는 게 사람들에게 그렇게 비치는 겁니다.”

그는 외교를 ‘심각한’ 비즈니스라고 했다. 사고파는 물건이 ‘전쟁’과 ‘평화’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외교는 잘못하면 전쟁이고, 잘하면 평화입니다. 국방은 총·칼 등 무기를 가지고 싸우지만, 외교는 말과 생각으로 싸웁니다. 외교는 전쟁과 평화를 논하는 비즈니스입니다.”

하지만 유 장관은 외교의 수단에 대해서는 주저없이 ‘국민의 서포트(support·지지)’를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국민의 지지가 있어야 외교 인력이나 예산 등 인프라가 뒷받침됩니다. 지금 외교 인프라는 국력과 국민의 기대수준에 비해 너무 미약합니다. 제가 가장 문제의식을 갖는 부분입니다.”

그의 외교관은 자연스럽게 하소연으로 바뀌었다. 현재 외교부 인원이 1900명인데, 20여년 전인 1990년에 비하면 겨우 9.8%밖에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 한국과 국력이 비슷한 네덜란드의 절반, 캐나다에 비하면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 등. ‘외교 서비스’ 강화를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화룡점정은 예산이었다. “정부 예산 중 200분의1을 외교부가 씁니다. 그나마 예산 중 77%는 유엔 분담금, 공적개발원조(ODA) 경비로 나갑니다. 실제로 쓰는 돈은 750억원 정도죠. 지방의 조그만 하천에 다리 하나 놓는 금액입니다.”

▲ 1946년 서울 출생 ▲ 서울고·서울대 행정학과 ▲ 외무고시 7회 합격 ▲ 외교통상부 북미과장 ▲ 북미국장 ▲ 주미 대사관 공사 ▲ 주필리핀 대사 ▲ 외교통상부 차관 ▲ 주일본 대사 ▲ 35대 외교통상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