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ild Up Korea >두 건물 ‘入’자 형태 연결…‘상상속 디자인이 현실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MBS)’리조트 그랜드 오픈 행사가 열린 지난 6월23일 안국진(오른쪽 두번째) 싱가포르지사장 등 쌍용건설 직원들이 MBS 호텔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싱가포르 = 음성원기자

현대 건축기술이 빚어낸 기적으로 불리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MBS)’ 리조트(호텔, 컨벤션센터 등을 포함한 종합레저단지) 그랜드 오픈 행사가 열린 지난 6월23일 세계 각국에서 온 방문객들은 건축물의 놀라운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MBS 호텔은 지면에서 최고 52도 기울어져 올라가는 동측 건물이 지상 70m(23층)에서 서측 건물과 연결된 후 55층까지 올라가는 들입(入)자 모양으로, 현존하거나 설계·시공 중인 건축물 중 최고난도로 평가받아 왔다. 카드 2장을 세워둔 것과 같은 형상의 건물 3개 동 위에는 초대형 배 형상을 한 스카이파크가 얹어져 있다. 이 스카이파크는 길이 343m, 폭 38m로 면적이 축구장 두 배 크기(1만2408㎡)며 무게는 6만t이 넘는다.

◆MBS 호텔 시공으로 세계인의 이목을 끌다 = MBS 호텔 공사는 쌍용건설이 지난 2007년 9월에 수주한 것으로, 공사금액이 7억1400만달러(약 9000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해외건설 수주 부문 역대 최대 규모의 단일 건축 프로젝트로 기록됐다.

쌍용건설은 최대 52도 기울어진 한쪽 구조물을 짓기 위해 각종 특수공법을 활용했다. 반대쪽 구조물과 만나 들입(入)자 모양을 구성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지지 없이 가파른 경사로 올라가기 때문에 건설기간 동안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포스트 텐션(post-tension) 공법과 특수가설 구조물 설치 공법 등을 적용,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쳤다. 안국진 쌍용건설 싱가포르지사장은 “세계 유수의 건설사들도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건물이라고 언급했던 프로젝트”라며 “양측 구조물이 만나 안정적인 형태를 구성하기 전까지 한시도 긴장의 끈을 풀 수 없었다”고 말했다.

초대형 스카이파크를 건물 꼭대기에 얹는 작업도 간단치 않았다. 쌍용건설은 스카이파크 시공을 위해 유압 잭을 이용한 헤비 리프팅(heavy lifting) 공법을 사용했고, 건물이 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트랜스퍼 트러스(transfer truss) 공법도 적용했다. 스카이파크에는 3개의 수영장과 전망대, 정원, 산책로, 레스토랑, 스파 등이 조성됐다.

이 건물을 설계한 이스라엘 건축가 모세 샤프디는 “모든 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지구촌의 새로운 아이콘이 완성됐다”며 “공기가 짧았는데 쌍용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호텔은 지하 3층, 지상 55층, 총 2561객실 규모다. 최세영 쌍용건설 팀장은 “보통 특급호텔은 500~1000객실 수준에 불과한데 2500여 객실에 달하는 호텔을 쌍용건설이 지으면서 관광대국을 꿈꾸는 싱가포르의 관광 수요를 상당 부분 커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고급 건축 시공실적 1위 = 쌍용건설은 1977년 창립 후 미국과 일본 등의 선진국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중동 등 19개국에서 132건의 공사(약 78억달러) 수주기록을 갖고 있는 전통적인 해외건설의 명가다.

쌍용건설은 1980년 싱가포르에 처음으로 진출, 세계 최고층 호텔로 기네스북에 오른 바 있는 73층 스위스호텔 더 스탬퍼드와 싱가포르의 상징 래플즈 시티를 시공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싱가포르가 국책 사업으로 추진 중인 복합 리조트의 메인 프로젝트이자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건설 진출 역사상 최대 규모 건축 프로젝트인 MBS 호텔을 완공했다. 2008년 11월에는 그해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해외 토목공사 중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6억2700만달러·약 8200억원)인 싱가포르 ‘마리나 해안 고속도로 482공구’ 현장을 수주하기도 했다. 쌍용건설은 최저가 경쟁이 아닌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디자인 & 빌드(Design & Build) 방식으로 수주했다는 점에서 고난도·고부가가치 토목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도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아체도로 연장 공사를 2600만달러(약 317억원)에 단독 수주하기도 했다. 또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일본, 괌, 두바이, 발리 등 세계적인 관광 명소에서 세계 최고급 호텔의 상징인 하얏트 계열 호텔과 인터콘티넨털 호텔을 시공했고, 지난해 싱가포르에 처음 진출한 최고급 럭셔리 호텔인 W호텔 공사를 수주하는 등 최고급 체인 호텔 시공 실적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약 1만3000객실의 최고급 호텔과 8000병상에 달하는 병원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쌍용건설은 세계적인 건설 전문지인 미국 ENR(Engineering News Record)지가 매년 전세계 건설사의 실적을 집계해 발표하는 부문별 실적 순위에서 1998년 호텔부문 세계 2위에 기록된 이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싱가포르 = 음성원기자 e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