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육감 직선제 폐지 적극 검토해야 한다

교육감 직선제 폐지론이 공론화하고 있다. 전국 시·도지사협의회는 6일 제23차 정기회의에서 “현재의 교육 자치는 교육자 자치로, 교육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전원이 서명한 성명서의 취지대로 현행 교육감 직선제의 폐해를 더 방치해선 안된다고 믿는 우리는 정부와 정치권이 그 폐지를 적극 검토하면서 대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교육감 직선제가 고비용·저효율의 전형일 뿐 아니라 폐해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교육감을 지방자치단체장과 동시에 선출한 6·2 지방선거를 통해서도 적나라하게 확인됐다. 과거 정부 임명제에서 1992년 도입된 교육감 간선제는 선출권을 가진 교육위원들을 돈으로 매수하는 부작용 때문에 2008년 폐지됐으나 직선제로 폐해가 줄어들긴커녕 더 커지다시피 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제17대 국회가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금품 살포 등을 통한 간선제 혼탁을 막기 위해 직선제로 전환했으나, 6·2 선거에 출마한 시·도 교육감 후보 74명의 선거비용이 총 916억원에 달했을 만큼 고비용 선거구조는 개선되지 못했다.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무관심으로 투표용지에 이름이 게재된 순서가 당락을 가르기도 하는 폐해가 나타나기까지 한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교육감 후보에 대한 정당공천 배제에 따라 겉으로는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고 있지만 선거과정에서 정치권과 각종 이념단체들의 개입은 공공연했다.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의 교육 이념이나 정책 노선이 정반대인 경우도 적지 않아 교육 수요자인 주민에게 혼란을 초래하는 일이 다반사인 것은 물론이다.

교육감 직선제는 교육 자치 실현을 위해 도입됐지만 현실에서 그 취지를 살릴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폐해를 해소·축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일은 정부와 정치권의 당연한 책무다.